22그램 위치추적기로 조류 독감 방지

SKT, 초소형 야생동물 위치 추적기 개발

무게 22그램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야생동물 위치 추적기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ICT 기술과 과학 기술이 힘을 모은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기관과 국내 중소기업, 대기업과 상생협력으로 동물 위치추적장치 소형화 연구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해 국내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매체로 추정된 오리와 기러기 중 가장 소형종인 가창오리 등에 부착할 수 있게 돼 AI 감염경로 예측 연구와 국내외 멸종위기 야생동물 연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노령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치매노인의 실종 방지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개발된 위치추적기(WT-200)는 국립중앙과학관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개발 벤처기업인 한국환경생태연구소를 비롯해 SK텔레콤의 데이터로밍서비스 기술협력을 받아 공동으로 개발됐다.

AI는 최근 우리나라에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정부나 학계에서는 국내로 이동하는 철새들 중 오리․기러기 등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 개발된 무게 50그램의 위치추적기로는 전국적으로 확산된 AI의 주요 감염매개체 또는 전파매개체의 하나로 추정되는 각종 오리류 철새 중에서 소형 오리류에게 부착 할 수 없었다.

이에 소형종의 AI 감염경로 예측 연구 등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어 정부와 학계, 산업체 등의 노력으로 장비의 소형화 연구개발을 수행하게 됐다.

이번 기술은 국내에서 가장 작은 소형종이면서 100만마리 수준의 가장 많은 개체군을 가진 가창오리에게 부착할 수 있어, 향후 소형 오리류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경로 예측 연구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전세계 국가의 이동통신망 로밍을 통해 위치정보를 받아 야생동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위치정보의 정확도는 GPS를 이용해 오차 범위가 10미터 이내다. 또 기존에 배터리를 이용하던 방식에서 태양광 패널 충전 방식을 적용, 수년간 지속적으로 야생동물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도 있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한수 박사는 “올해부터는 소형화기술을 기반으로 몽골에서 독수리, 재두루미, 페루의 안데스콘돌, 국내의 저어새 등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국제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조류인플루엔자의 국가간 전파경로 예측과 방역 연구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는 “위치추적기의 소형화 기술은 장기간 배터리 충전 없이도 위치기반 정보를 일정하게 이용자에게 수신하는 시스템으로 향후 융합연구를 통해 치매노인실종방지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문운경 박사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조류인플루엔자 전파경로 예측과 방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및 차단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