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인터넷은행’ 주저…왜?

“검토할 수 있지만 수많은 고민 필요”

일반입력 :2015/01/28 11:15    수정: 2015/01/28 14:15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에 네이버·다음카카오 등은 ‘규제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상황 변화를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사전적인 각종 규제가 사후적 책임으로 바뀌는 등 당장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섣불리 사업을 벌이기보다 경쟁력과 수익성 등의 측면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 과정을 거치겠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나 이용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될지 이제부터 깐깐하게 따져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역시 당장의 규제 철폐와 완화로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 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등과 같은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IT기업들이 핀테크 사업 진출에 있어 가로막혔던 여러 장벽들을 허물기로 했다.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 등과 같은 금융상품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충전한도를 폐지하고,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와 같은 IT기업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한 것.

이에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기명식 선불 전자지급수단의 최대 충전 한도(200만원)가 폐지되고, 대신 하루 또는 한 달 이용한도가 설정된다.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충전 한도가 5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데, 전자금융법이 개정돼 최대 충전한도가 없어지면 ‘하루 최대 OOO만원 이하, 한달 OOO만원 이하 이용 가능’ 식으로 이용한도가 설정될 예정이다.

최근 네이버의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설로 떠들썩 했던 인터넷은행 관련 규제도 풀린다. 금융위가 산업자본(비금융)이 소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을 4%로 해 놓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비대면 실명 확인도 허용해 실제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대체 수단을 통해 실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6월 중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모델 도입방안을 마련해 3분기 중으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자금융업 진입 장벽도 낮아진다. 현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의 자본금 기준은 전자화폐 발행업 50억원 ▲전자자금이체 30억원 ▲결제대금예치업 10억원이다. 금융위는 이 기준을 중장기적으로 50% 이상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핀테크 창업 스타트업들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안 적정성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심의하는 제도인 사전보안성심의와, 인증방법평가위원회 폐지 방안도 핀테크 기업들이 반길만한 정책 중 하나다.

이 밖에 핀테크 분야의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창업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보안 강화 차원에서 현재 10개 은행이 구축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의 금융권역별 구축 및 고도화, 정보 공유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단 사전점검이 아닌 사후 책임 명확화 방식으로 스스로 보안 수준을 높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에 대한 인터넷 업계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언론 보도에는 당장이라도 규제가 완화되면 너도나도 IT 기업들이 핀테크 사업에 뛰어들 기세처럼 비춰졌지만 이제 ‘단추 하나 꿰인 정도’란 의견이 많았다.

네이버 측은 “인터넷 은행이 네이버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겠지만 은행업은 전통적인 규제산업이고 더군다나 축척된 노하우가 필요하다”면서 “경험이 전무한 네이버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검토야 할 수 있겠지만 진출에는 수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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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역시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아직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다”며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금융위 방안에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그 동안 여러 규제들로 가로막혀 있던 핀테크 사업의 기회가 이제 막 열린 차원일뿐 당장 기업들이 치고 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지급결제 사업은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면 활발히 사업을 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덩어리가 워낙 크고 리스크도 높아 수익성이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