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모바일 뱅킹, 빈곤층 삶 개선시킬 것"

일반입력 :2015/01/23 13:31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모바일 뱅킹이 세계 빈곤층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것이란 전망을 내놔 주목된다.

자선사업재단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는 22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인 '게이츠노트'에 게재한 연례서한을 통해 향후 15년간 세계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할 4가지 사업 목표를 제시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링크)

서한은 '케냐 파이낸셜 다이어리'라는 연구 사례를 인용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단돈 몇달러 때문에 의료적 지원을 포기하거나 자녀를 학교에서 데려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수도없이 들려 주는데, 사람들이 이런 괴로운 선택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난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은행에 접근할 기회가 없어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은행들은 비용 문제로 빈곤층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세계 성인 인구 중 25억명이 은행 계좌를 갖지 않고 있다면서 전자금융거래 처리비용은 거의 '0'에 수렴하고, (은행 접근 기회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사람들도 휴대전화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뱅킹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회사들은 빈곤층을 상대로 한 서비스로도 이익을 낼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서한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 중 20억명은 오는 2030년 무렵이면 자신들의 휴대전화 단말기로 화폐를 보관하고 물건을 살 때 대금을 지불하게 되며 모바일 화폐 (서비스) 사업자들은 이자를 쳐주는 저축 예금부터 신용거래와 보험까지 모든 범주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핵심은 휴대전화 단말기다.

서한은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가 가운데 성인 휴대전화 가입자 비중이 70%를 넘었고 이들의 접속 규모는 매우 크다며 모바일 화폐 사업자들은 수억건의 접속에서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빈곤층 고객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익을 낼 수 있고, (현지 이용자들에게 특화된) 농업 및 교육 관련 특수 저축이나 신용서비스 상품을 제공해 경쟁력있는 혁신을 이룰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업체 'b캐시(bKash)' 사례가 소개됐다. 창업 4년차인 이 회사는 현재 일일 약 200만건, 월간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치 거래를 처리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4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링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 이용건수가 일 평균 3천만건, 금액은 일 평균 1조9천억원 수준인 한국에 비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방글라데시 인구는 한국의 3배 이상이고 모바일 기기 보급률은 한국보다 낮기 때문에 b캐시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몇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도 꼽혔다. 남녀간 휴대전화 사용률 격차가 큰 방글라데시의 사례처럼 사회문화적인 장애 요소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 개발도상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금융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점, 전자금융이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사람들이 전자 화폐와 실물 화폐를 맞바꿀 수 있는 장소가 충분히 많은 곳에 설치돼야 한다는 점 등이다.

서한은 또 대다수 국가의 사례처럼 규제가 전자금융거래를 규제하면 혁신가들이 진입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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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연례 서한에서 15년 뒤 세계 빈곤층 삶의 변화를 전망하며 던진 화두는 모바일 뱅킹을 포함해 4가지였다. 첫째는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모든 지역에서 감소 추세이며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등 질병도 사라지고 있다는 점, 둘째는 아프리카 지역의 농업 생산성 증대로 해당 식량 자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 셋째는 이미 설명한 모바일 뱅킹, 넷째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제한돼 있던 교육 기회가 온라인 교육서비스 발달로 더 많이 열릴 것이라는 점이었다.

서한은 마무리에서 이 4가지 화두가 기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여러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히고, 세계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글로벌 시티즌'이란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130개국 1천개 가량의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이 캠페인에 더 많은 멤버를 영입하고 싶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