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미국 의회 로비를 주도했던 것은 통신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그 판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에는 구글이 대표적인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보다 더 많은 로비 자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신사업 직접 진출설이 불거진 구글이 2014년 미국 의회 로비 자금으로 1천683만 달러(한화 약 182억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고 판도데일리가 22일(현지 시각)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Consumer Watchdog)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컨슈머 워치독은 미국 납세자 및 소비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결성된 비영리단체다.
구글이 지난 해 쓴 로비 자금은 컴캐스트가 동원한 1천680만 달러 보다 3만 달러 많은 규모다. 또 구글이 전년인 2013년에 쓴 로비 자금 1천406만 달러에 비해선 280만 달러 가량 늘어난 수치다.
IT 기업들 중에선 페이스북이 934만 달러로 많은 로비 자금을 썼으며 애플은 474만 달러를 동원했다. 아마존의 지난 해 로비 자금 규모는 411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전통 IT 기업들의 로비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MS의 지난 해 로비 자금은 833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0% 감소했다. 시스코, IBM, 인텔 등도 지난 해 로비 자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통신시장 진출 등 신규 사업 추진 때문인듯
구글이 최근 들어 미국 의회 등을 대상으로 한 로비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최근 불거진 통신사업 진출설을 통해 일부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그 동안 구글은 주파수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특히 구글은 저품질 주파수를 다량 확보하기 위해 로비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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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해 말에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에게 커먼 캐리어 의무를 부과하려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정책에 대해 공개 찬성하기도 했다. 당시 구글은 FCC가 ISP를 타이틀2로 재분류할 경우 전봇대 같은 기반 시설에 쉽게 접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될 경우 시설 투자 비용이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 영역에 머물던 구글이 통신을 비롯한 새로운 사업 쪽에 눈을 돌리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