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시장 구글발 태풍 부나

MVNO 사업 추진…모바일 플랫폼 결합 땐 '위력'

일반입력 :2015/01/22 16:43    수정: 2015/01/22 17:1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단말기에 이어 통신시장에서도 '구글 태풍'이 휘몰아칠 수 있을까? 구글이 통신사 망을 빌려 쓰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방식으로 직접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이 스프린트와 T모바일 망을 빌어서 고객들에게 직접 이동통신 서비스를 실시하는 ‘노바 프로젝트(Project Nova)’를 추진 중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이 21일(현지 시각) 특종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의 구글의 통신사업 진출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 구글, 망투자 부담 없이 통신사업 가능

그 동안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은 MVNO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에는 애플, 구글 등이 MVNO 사업을 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망을 확보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도 이런 점을 감안해 구글의 MVNO 사업 추진이 깜짝 놀랄 일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 측은 18개월 전에 스프린트에 처음 접근했다. 이후 지리한 협상 끝에 MVNO 서비스 관련 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글의 MVNO 사업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가격 수준이나 서비스 개시 시기 같은 것들은 불명확한 상태다. 또 구글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로 시작할 지, 초고속 인터넷인 구글 파이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 지도 확실치 않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구글의 MVNO 사업이 어느 정도 파급 효과를 몰고 올 지는 불명확한 편이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는 구글이 망까지 확보하게 되면 경쟁 통신사들에겐 적잖은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까지 풍선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확장하는 '프로젝트 룬' 같은 것들을 추진해 온 구글이 망까지 확보할 경우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제휴로 통신 서비스에 대한 큰 짐을 덜 수 있게 된 점 역시 구글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망 구축 및 유지 부담 없이 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구글은 주파수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특히 구글은 저품질 주파수를 다량 확보하기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상대로 로비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또 지난 해 말에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에게 커먼 캐리어 의무를 부과하려는 FCC 정책에 대해 공개 찬성하기도 했다. 당시 구글은 FCC가 ISP를 타이틀2로 재분류할 경우 전봇대 같은 기반 시설에 쉽게 접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될 경우 시설 투자 비용이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넘버3 스프린트, 구글 리스크보다 성장 가능성에 매료된듯

이번에 구글이 손잡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미국 통신 시장에서 3, 4위에 랭크돼 있는 업체들이다. 두 회사는 버라이즌과 AT&T란 양대 강자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AT&T가 각각 시장점유율 35%와 34%를 넘나들며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뒤를 이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각각 16%, 14%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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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통신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주파수 확보 문제로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상당수 통신사업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까지 MVNO 형태로 통신사업을 할 경우 기존 업체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왜 구글과 손을 잡았을까?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새롭게 몰려들 구글 고객들에게서 기회를 발견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 4위 업체 입장에선 '구글 리스크'를 떠안더라도 성장 기회를 잡는 것이 더 중요했단 의미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