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한·중·일 TV 전쟁

CES 2015 폐막…TV 어떤 신기술 나왔나?

일반입력 :2015/01/10 12:34    수정: 2015/01/11 14:00

정현정 기자

“중국은 내수에서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은 엔저효과를 받아서 공격적입니다. 한·중·일 3국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봅니다.”

LG전자 TV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부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5 현장에서 밝힌 소감이다. 일본 소니를 비롯해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제조사들이 앞다퉈 신기술로 무장한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일명 ‘TV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해 CES에서도 TV 분야에서 가장 열띤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글로벌 TV 시장 톱5(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하이센스, TCL)를 차지하고 있는 한·중·일 기업 간의 경쟁의 장이었다. TV 시장 선두를 달리는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 간의 기술 격차는 다시 한 번 확인됐지만 국내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CES를 기점으로 새롭게 선보인 글로벌 TV 브랜드 'SUHD TV'는 올해 CES의 주인공 상품 역할을 했다. SUHD는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패널을 적용하고 SUHD 화질 엔진을 탑재해 기존 TV 보다 2.5배 밝고 색상은 64배 이상 세밀해진 것이 특징이다. 이를 구동하는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 역시 CES에서 대중에 첫 공개됐다.

LG전자 역시 올해 CES에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색재현율을 높인 UHD TV인 ‘컬러프라임’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선보인 65·77인치 UHD 올레드 TV에 이어 이번에 55인치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올해를 ‘올레드(OLED)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양사의 자존심 경쟁도 빠지지 않았다. 올해 나란히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UHD TV와 올레드TV를 각각 주력으로 내놓은 두 업체는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과시와 경쟁사에 대한 견제를 잊지 않았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플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수분과 열에 강한 퀀텀닷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한 곳은 5년 간 자체 기술 개발을 진행한 삼성전자 밖에 없다”면서 “경쟁업체가 샘플을 만든 경로를 알고 있지만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LG전자 권봉석 부사장은 “올레드는 LCD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3세대 기술로 경쟁사가 (OLED를)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가수A는 3옥타브 음역대, 가수B는 4옥타브 음역대를 각각 가지고 있다면 가수 B가 더 좋아해보일 수 있지만 도레미파 음정을 제대로 내내면서 가는건지 음정을 다 틀리면서 가는건지가 중요하다”는 비유로 삼성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퀀텀닷TV의 높은 색재현율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옛 TV 명가' 일본의 저력은 여전했다. 일본 소니는 '가장 얇은 4K LCD TV'를 표방하며 두께가 약 4.9mm에 불과한 X9000C 시리즈를 소개했다. 또 자체 개발한 4K 프로세서 'X1'을 장착한 총 11종의 브라비아 LCD TV와 세계 최초로 하이레졸루션 오디오 호환 스피커를 탑재한 X9300C 시리즈도 선보였다.

샤프는 최저 749.99달러(한화 약 83만원)에 불과한 보급형 43인치 UHD TV를 소개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나섰다. 55인치와 55인치, 65인치 TV의 가격도 각각 999달러, 1199.99달러, 2천299.99달러로 책정됐다. 모든 제품에는 자체 화질 강화 기술인 픽셀스플릿 기술을 적용했다.

파나소닉은 올해 CES에서 파이어폭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신형 UHD TV 라인업으로 CX850과 CX800, CX650, CX600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UHD 콘텐츠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디즈니, 넷플릭스 등이 참여하는 UHD 얼라이언스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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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사들의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중국 최대 TV 제조사 하이센스는 '포스트 LCD', '패널프리 디스플레이' 등을 표방하며 시네마TV로 이름붙인 레이저 프로젝터 '비다 맥스(Vidaa Max)'를 들고 나왔다. 60cm 거리에서 빔프로젝터로 레이저를 쏴서 최대 100인치 크기의 영상을 재생해준다. 하이센스는 레이저 프로젝터 기술이 LCD 보다 훨씬 저렴하고 광효율이 좋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제조사 최초로 55인치 UHD 퀀텀닷TV를 선보여 업계에 관심을 끌었던 TCL은 올해 이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로쿠(Roku)와 제휴해 UHD 해상도의 'TCL 로쿠 TV' 라인업을 선보이고 12개의 신제품을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