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미디어 콘텐츠 포식자로 세력을 키우면서 국내 사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뜨거워진 유튜브 시장 잠식 우려가 올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정부가 국내 기업에만 규제를 가하는 사이 유튜브만 국내 음원·방송·VOD 등 콘텐츠 시장을 잠식해 나가면서 광고 시장까지 독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8년 2%에 불과하던 유튜브 점유율은 국내 업체들에게만 적용되는 인터넷 실명제와 성인인증 규제 영향 등으로 현재 80%에 달하고 있다. 판도라TV·티빙·엠군 등 국내 동영상 업체 점유율을 합해도 10% 점유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튜브 점유율이 빠르게 늘면서 곰TV·판도라TV 등 국내 인터넷TV 업체들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낮아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품질 개선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는 영상을 넘어 음원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유료 음원 스트리밍 월정액 서비스 ‘뮤직키’를 선보였으며, 업계에서는 국내 서비스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국내 음원협단체와 유통사들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유튜브가 음원 서비스를 한다면 그 파급력은 확실히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유튜브의 플랫폼 힘이 큰 만큼, 음원 저작권을 쥐고 있는 국내 유통사들도 구글코리아와 손잡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영상 콘텐츠 제공을 넘어 방송 콘텐츠까지 대량 유통되면서 방송사들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지난해 유튜브가 광고 수익을 중심으로 2천억~3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하는데, 방송사 입장에선 기존 광고 수익이 케이블 채널이나 유튜브 같은 온라인 채널에 빼앗기는 데 더욱 민감한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내 유튜브 동영상 광고 수익은 작년 말 11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가 조사한 결과 올해부터는 온라인 광고가 TV광고에 투자하는 금액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맞물려 MBC와 SBS가 설립하고 종편 4사와 CJ E&M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스마트미디어랩(SMS)은 유튜브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지난 10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와 손을 잡기도 했다. 대신 90%에 달하는 광고 수익을 SMR이 가져가는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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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튜브를 떠나 상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 새로운 둥지를 튼 방송 콘텐츠들이 기존대비 얼마나 큰 인기와 수익성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구나 유튜브에 일부 방송 콘텐츠들이 유통되고 있어 방송 콘텐츠 이용자들이 네이버나 다음으로 이동하는 속도는 더딘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데에는 과거 정부의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업체들에만 인터넷 실명제와 성인 인증 등의 규제가 가해진 틈을 타 2008년 당시 2%에 불과하던 유튜브의 점유율이 급성장해 80%에 이르게 됐다”며 “당초 공정위가 대응방안을 내놓기로 한 유튜브 등 해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비롯해 성인인증 문제 등이 개선돼야 그나마 국내 기업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