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조무현 기자>“일본과 중국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있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 CES2015에 참석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부장 사장은 말을 아꼈다. 비단 '세탁기 파손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향후 사업 방향과 전망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몰락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15에서 국내 매체를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연 조성진 사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변화 등 (외부적) 경영 불안 요소가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기존 세탁기, 청소기 담당 HA사업부와 에어컨 담당 AE사업부를 통합한 H&A사업부 출범 이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 사장은 “종합 홈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특히 올해 CES에서 처음 선보인 ‘트윈 세탁 시스템’ 신제품의 경우 부모 옷 따로, 자녀 옷 따로 세탁하는 소비자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미국 등 해외 바이어들이 전시장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제품으로, 외신들도 크게 주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조 사장은 “생각은 8년 전부터, 개발은 5년 전부터 했는데 확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홈 전략에 대해서는 “우리는 경쟁사와 다르게 간다”며 “경쟁사는 주요 업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전개하는 반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프로토콜을 공개하면서 다른 업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해 개방성에서 더 강점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과 일본 업계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제시했다.
조 사장은 우선 일본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잃어버렸다기보다는 전략이 달랐던 것 같다”며 “건축물이 목조 주택이 많다보니 세탁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하는 등 글로벌 환경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가진 에너지 절감, 소음 감소 등 원천기술에 대해서는 벤치마킹 해야 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가전의 경우 저희가 보기에 (기술은) 95% 이상 따라왔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중국 브랜드는 신뢰도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시장의 경우 (현지업체인) 밀레가 27%의 점유율을 늘 유지하고 있는데, 똑같은 용량 제품 가격이 다른 제품의 2배임에도 ‘옛날 할머니, 어머니가 쓰고 내가 쓰는데 이 브랜드는 신뢰한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주인 알아보는 스마트 전구 "도둑도 잡네"2015.01.08
- 사진으로 보는 CES 첫 날 하이라이트2015.01.08
- 권봉석 LG電 부사장 "올레드는 퀀텀닷과 차원이 달라"2015.01.08
- 아우디 행사장서 LG 새 스마트워치 포착2015.01.08
사업부 통합 이후 기존 조직간 문화 차이 등에 대해서는 “통합이라기보다는 고객중심으로 나눠졌다”며 에어컨의 경우 가정용 B2C 제품과 상업용 B2B 제품(시스템에어컨 등)을 분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세탁기 고의 파손 논란에 대한 질문도 몇 차례 등장했지만 “(이 자리에서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