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브랜드 '팜(Palm)' 부활하나

일반입력 :2015/01/05 13:32    수정: 2015/01/05 13:33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명맥이 끊겼던 브랜드 '팜(Palm)'이 새해 부활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팜 부활의 주체는 팜의 '웹OS(WebOS)'를 취급했던 HP나 현재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는 LG전자가 아닐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 외신들은 팜의 옛 명칭과 로고를 재활용한 티저 웹사이트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5일 현재 운영이 중단됐던 팜 공식 웹사이트(http://palm.com)로 가면 그 주소가 '마이뉴팜닷컴(mynewpalm.com)'인 사이트로 전환된다. 이 화면에 나타나는 건 공식 팜 로고 이미지와 그 아래 자동 전환되는 '커밍순(coming soon)', 스마트무브(smart move)', 2가지 문구 뿐이다.

이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이나, 팜이 보유한 플랫폼이었던 웹OS 관련 정보는 없다. 다만 로고 아래 표시된 스마트무브라는 문구는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TCL커뮤니케이션의 미국법인 및 브랜드인 '알카텔원터치(Alcatel Onetouch)'가 마케팅 캠페인에 사용 중인 것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한가지 해석의 실마리를 남겼다.

웹OS 소식을 다루는 사이트 '웹OS네이션'은 지난달 HP가 팜 브랜드를 '와이드프로그레스글로벌리미티드'라는 페이퍼컴퍼니, 또는 알카텔원터치에 양도했을 것이란 추정을 제시했다. 이어 와이드프로그레스글로벌리미티드의 임원인 니콜라스 지벨이 알카텔원터치 미국법인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는 점, 이번 팜 티저 사이트의 문구 중 '스마트무브'가 알카텔원터치의 슬로건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이번 티저 사이트의 등장을 HP가 팜 브랜드와 상표를 알카텔원터치에 매각했다고 확신할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링크)

다만 지난 2일 이 소식을 전한 미국 지디넷 칼럼니스트 제임스 켄드릭은 와이드프로그레스글로벌리미티드가 팜 브랜드를 갖고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길은 없다면서도 (이 사건의) 시사점은 기업간 팜 기술 양도가 아니므로, 팜 브랜드를 붙인 뭔가가 새로 등장한대서 웹OS(기반 휴대폰 단말기)가 나타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링크)

과거 성공적인 PDA 제조사였던 팜은 지난 2010년 4월말 HP에 12억달러 가격으로 인수됐다. (☞관련기사)

이후 HP는 2010년 10월 팜의 최신 플랫폼 '웹OS'와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프리2'를 공개(☞관련기사), 또 2011년 2월엔 웹OS를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 '비어'와 '프리3', 첫 웹OS 기반 태블릿 '터치패드'를 함께 선보이며 웹OS 단말기 사업에 열을 올렸다. (☞관련기사) 그러나 HP는 제품을 내놓은지 불과 6개월만인 2011년 8월에 웹OS 사업 포기를 선언(☞관련기사)하고 그해 9월부터 500여명의 담당 인력 정리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이는 2011년 8월 영입된 레오 아포테커 전 HP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중심의 급진적인 사업모델 전환을 추진화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후일 HP는 팜 단말기와 웹OS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힌 책임을 지고 5천700만달러 규모의 배상을 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결국 웹OS는 지난 2013년 2월 HP를 떠나 LG전자 품에 안겼다. 당시 LG전자는 HP로부터 웹OS의 소스코드, 문서, 웹사이트, 클라이언트 개발인력 등 자산을 인수하며 웹OS 기반 스마트TV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웹OS 관련 특허,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앱마켓 운영을 위한 자산은 HP 소유로 남았다. 이에 LG전자는 HP에 특허사용료를 내게 됐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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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웹OS 기반 스마트TV 제품을 정식 소개했다. (☞관련기사) LG전자의 웹OS 스마트TV 시리즈는 지난해 2월 국내 시판에도 들어갔다. (☞관련기사) LG전자에 따르면 웹OS 기반 스마트TV 제품은 지난해 5월말 기준으로 세계 누적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웹OS는 이처럼 모바일을 벗어나 TV라는 기기 플랫폼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웹OS 기반 스마트워치용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제공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명맥이 끊길 수도 있었던 웹OS 기술이 LG전자를 통해 새 생명을 얻은 가운데, 팜의 브랜드라는 또다른 유산이 어떤 형태로 되살아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