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과 수사기관의 감청 이슈로 뜨거웠던 국내 인터넷 업계가 2015년에는 또 어떤 변화와 위기, 기회가 모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핀테크·사물인터넷(IOT)·O2O 등 다양한 기술 혁신형 서비스들이 보다 대중화되고, 스타트업 기업의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우버’ 논란의 예처럼 새로운 기술과 기존 법체계와의 충돌이 점차 많아지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규제 개혁 논의들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가가 인터넷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29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기술과 금융의 합성어인 핀테크 열풍이 보다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IT 기업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권도 자체적으로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다양한 제휴를 통해 모바일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핀테크 부문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다음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 카카오’가 손꼽힌다. 최초 한 번만 카드(카카오페이)나 은행 계좌(뱅크월렛)를 등록한 뒤 암호만 입력하면 결제나 송금 등이 간편하게 이뤄진다.
가맹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싹트기 시작한 핀테크 시장은 내년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 시장 확산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 된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구글 글래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늘면서 사물인터넷 세상이 내년부터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도 지배적이다. 생활 속 대부분의 사물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정보가 공유됨으로써 보다 편리하고 똑똑한 일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여러 인터넷 기업들이 새롭게 개척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이제 웹이나 모바일로 정보를 미리 검색한 뒤 매장이나 음식점을 찾아가는 일은 흔해졌다. 모바일로 택시를 부르고, 호텔을 미리 예약한 뒤 이용하는 것 역시 대표적인 O2O 서비스 중 하나다.
사용자에 맞는 상품 및 이벤트 정보를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을 찾도록 유도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O2O 마케팅 또한 보다 활발해질 예정이다. 비콘과 같은 장비를 통해 상점 근처에만 가도 할인 쿠폰이 뜨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미리 찾아보기도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부럽지 않은 스타트업들의 질적 성장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많은 벤처 투자사들뿐 아니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같은 인터넷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 역시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카카오는 1천억 규모의 벤처 전문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하기로 했다.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음은 물론, 국내에서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 하에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벤처를 적극 발굴해 투자 및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역시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션을 강남에 마련할 계획이며, 더 큰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을 약속했다.
그러나 내년 1월부터 우버에 대한 신고 포상제가 실시되는 등 새로운 기술과 기존 법제와의 충돌은 앞으로도 더욱 빈번해질 수 밖에 없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파생되는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들이 전통적인 사업들과 충돌하는데 반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이나 제도정비는 늦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버 사태에서 보듯 마구잡이식 기술 혁신이 사회적으로 모두 용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혁신 서비스라도 기존 법체계와 조화를 이루고 사회적인 합의가 충분히 이뤄져야만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외에도 올해 국내외에서 큰 논란거리가 됐던 수사기관의 감청 논란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다음카카오가 발표하기로 한 투명성 보고서 발표가 연초에 있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아동·청소년 음란물 방치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검찰 조사로 넘어간 만큼 사이버 감청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내년에는 서비스 차원에서의 핀테크 이슈와 스타트업의 질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규제 개혁 회의가 올해 활발히 열렸는데, 당시 나왔던 개혁 방안들이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시기가 바로 내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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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감청 논란은 법제도 개선 이슈여서 수사기관이 어느 범위까지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느냐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구글 독과점 우려가 있었는데 이는 해외 기업들에게 우리나라 법을 무리하게 적용하기 보다는 글로벌 기준에서의 규제 개혁이 이뤄지는 쪽으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 사무국장은 “협회는 내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장애가 되는 규제로 인한 피해를 연구하고, 규제개혁의 효과 등을 점검해볼 계획”이라면서 “스타트업부터,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큰 기업들이 동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