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멀리서 찾지 마세요. 그 나라의 사회 문화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18일 베이징 차이나월드호텔에서 열린 한중 ICT포럼에서 ‘네이버 혁신전략’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의 ICT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김 대표는 “카카오톡, 네이버, 리니지, 싸이월드 등 한국의 혁신적인 인터넷 서비스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세계적으로 빠른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와 지속적인 벤처지원 정책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 인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늘었다. 모바일 인터넷에서도 빨리 투자해서 가장 빠르다. 종합적으로 ITU 접근성 정도가 전 세계에서 매년 1등을 하고 있다”며 “벤처지원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15년 전에 벤처 붐이 있었다. 그 당시 통계를 보면 2천개였던 벤처기업이 1년 새 1만개로 늘었다. 두 가지 정책이 한국에 혁신적 인터넷기업이 나왔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도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가령, 네이버가 구글에 맞서 국내 검색 시장의 절대강자로 들어설 수 있었던 데는 한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외국 검색엔진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던 상황에서 초창기 수요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한 덕분이라는 것.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휴대폰 문자 소통을 좋아하는 지역적 특성이 작용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스크린 골프도 그 예 중 하나로 꼽았다. 김 대표는 “골프인구가 많고 겨울이 긴 지역적 특성에 무엇보다 온라인 게임 산업 발달로 그래픽 기술도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 있다는 게 성공요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가 건조한 이스라엘이 농경지에 물을 끌어들이는 기술이 발전하고, 광활한 영토를 보유한 미국이 무인자동차 기술과 음성 검색 기술이 발달돼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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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예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간체를 배우지 않는다. 여러분들은 매우 복잡한 번체를 쓰기 힘드니 간체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곧 혁신이다”라며 “결국 그 사회의 문제는 반대로 기회다. 결국 네이버의 혁신전략도 우리사회의 문제가 뭔가 찾아보고 그것을 과학기술로 고쳐 세계화시킬 것이냐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혁신은 그 나라의 고유의 고민과 이를 풀어가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며 “여기에 과학기술이 접목되고 그것이 세계적 보편성을 지녔을 때 세계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