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4 10만원?' 中 짝퉁 총본산 가보니

태블릿-스마트폰 제조 및 유통상가 화창베이 "없는 게 없다"

일반입력 :2014/12/14 16:57    수정: 2014/12/14 17:19

이재운 기자

<선전(중국)=이재운 기자>’화이트박스’ 태블릿과 ‘짝퉁’ 스마트폰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중국 선전(심천)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제조와 유통이 한 데 어우러진 진풍경을 자아냈다.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경제특별구역 선전의 중심가 중 한 곳으로, 한국으로 치면 90년대 용산전자상가나 세운전자상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선전과 인근 지역인 동관에 위치한 여러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모양새다.

경제 활황과 더불어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공장 지역이 근처에 있다는 점은 과거 ‘용산 상가-구로 공단’ 조합처럼 ‘화창베이 상가-동관 공단’ 조합은 다양한 전자제품을 쏟아내기에 최적의 조건이 됐다.

큰 길가 상가 짝퉁 갤노트4가 10만원

큰 길가에는 주로 휴대전화 매장이 잔뜩 모여있다. 1층에는 화웨이와 레노버를 비롯해 삼성전자,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 제품 매장이 위치해 있고, 이외에는 상가 전체가 휴대전화, PC, TV, 가전 등 카테고리 별 작은 매장들로 구성돼있다.

대부분 정찰제를 시행해 보조금 혜택을 주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행위는 별로 없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격 흥정은 가능해 보였다.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은 물론, LG전자나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노키아 구형 제품 등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화웨이나 샤오미, 레노버 등 현지 업체 제품도 매장 앞쪽에 소개돼 있다.

매장 관계자는 “화웨이 어센드메이트7, P7이나 샤오미의 미 시리즈나 홍미 등이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물론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매대 전면에는 삼성, 애플, 샤오미가 별도의 문구와 함께 놓여 있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베낀 짝퉁 제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갤럭시노트4 짝퉁 제품의 경우 980위안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가격 흥정을 통해 600~700위안(약 10만7천원~12만5천원)에 구매가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원을 켜고 무선인터넷이나 전화 송수신 등 기본 기능도 잘 작동하는 점도 확인시켜 줬다.

부품 상가, 들어갔다 나오면 태블릿 한 대 뚝딱

선전은 최근 상표 없이 저가로 출시 되는 조립식 태블릿, 이른바 ‘화이트박스’ 제품의 총본산으로도 불린다. 큰 길가를 벗어나 한 블록 뒤에 위치한 거리로 들어서자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곳 상가는 큰 길가 소재 상가와 달리 비교적 좁은 간격으로 매장이 붙어 있고, 제품 포장 등 일부 수작업과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도매 상가 형태였다.

애플 아이폰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번들 이어폰부터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1만400mAh 용량의 보조배터리까지 많은 모조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배터리 등 부품과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매장이 늘어져 있어 “매장 입구부터 출구까지 훑고 나오면 태블릿 한 대를 조립해서 나올 수 있다”던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 실감났다. 마치 과거 국내 용산 상가에서 PC 1대를 완성해서 나올 수 있듯이 이곳에서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조립할 수 있는 셈이다.

현지 매장 관계자는 “(부품 매장의 경우)주로 중국인 사업자들이 많이 찾으며, 외국인은 가끔씩 오는 정도”라며 “어떤 부품이던 다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전은 물론 인근 동관 지역에 위치한 각종 부품 제조사에서 배출한 인력과 기술이 이런 종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태블릿의 원가는 약 40달러, 5만원 전후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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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CCTV나 블랙박스 등 감시 카메라, 일반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취급하는 매장도 많았다. 다만 해적판 소프트웨어나 DVD 등 콘텐츠를 다루는 곳은 보기 어려웠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선전은 80년대 경제특구 지정 이후 홍콩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한 곳으로, 소위 ‘돈이 도는 동네’답게 활기찬 분위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