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커진 아이폰6와 6플러스가 디지털 읽기 문화를 뒤흔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7인치 아이폰6와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 두 개 모델이 동시에 나오면서 애플 마니아들이 고민에 빠졌다. 더 큰 화면이 좋을 지, 휴대성과 저렴한 가격 쪽에 무게를 줄 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하나 발표됐다. 기사 스크랩 전문 서비스인 포켓(Pocket)이 26일(현지 시각) 공개한 '화면 크기 논쟁(Screen-Size Debate)'이란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아이폰5S에서 아이폰6나 6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 사람들의 독서 행태 200만 건 가량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폰 화면이 커지면서 아이패드의 읽기 기능을 상당 부분 흡수해왔다는 점이다. 아이폰6 플러스 출시 이후 제기된 ’아이패드 미니 대망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 아이폰6 플러스, 5S보다 65% 더 읽는다
일단 보고서 서술을 그대로 따라가보자. 연구자들은 아이폰5S와 아이패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이 아이폰6나 6 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 뒤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관찰한 것이다.
아이폰5S와 아이패드를 함께 갖고 있을 경우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읽는 비율이 55%였다. 반면 아이패드로 보는 비율은 45%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아이폰6나 6 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 이후에는 이 비율이 현격하게 달라졌다. 아이폰6로 읽는 비율은 72%, 아이폰6 플러스는 80%에 달한 것. 다시 말해 콘텐츠 10개를 포켓에 저장해 놓을 경우 7, 8개 정도는 아이폰6나 6플러스로 읽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포켓은 아이폰6 이용자는 아이폰5/5S보다 33%, 6플러스 이용자는 65% 가량 더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패드 이용 빈도는 현격하게 줄었다. 아이폰6로 업그레이드한 뒤 태블릿 이용량이 주중에는 19%, 주말에는 27%가 줄어들었다. 6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 경우 줄어든 비중은 31%와 36%로 더 높았다.
화면 크기에 따라 소비하는 콘텐츠가 달라진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특히 화면이 커질수록 동영상 소비 빈도가 늘었다. 포켓에 따르면 아이폰6 플러스 이용자는 아이폰5/5S보다 동영상 소비가 40% 가량 더 많았다. 또 아이폰6보다도 동영상을 16% 가량 더 시청했다. 포켓은 또 아이폰6나 6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하고 난 뒤 아이패드를 집에 놓고 다니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켓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동영상을 많이 본다면 아이폰6 플러스가 좋고, 출근 길에 뭔가를 읽으려면 아이폰6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포켓은 또 “아이패드를 갖고 있지 않는데 잠자기 직전 침대에서 뭔가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새 아이폰을 건너뛰고 아이패드에 투자할 것으로 고려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 3년 전 나왔던 리드잇레이터의 읽기 연구 연상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저장 기능을 활용한 점 때문이다. '읽기 행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연구 결과는 지난 2011년 1월에도 한 차례 발표됐다. 연구 주체는 '저장 기능'의 원조격인 리드잇레이터(ReaditLater)였다.
리드잇레이터는 당시 자사 사이트에 저장된 콘텐츠 1억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아이패드 이용자의 독서 성향이 전통적인 신문, 잡지와 유사하다고 발표했다.
아침 6시 전후와 9시 전후, 그리고 오후 5시 전후와 오후 8~10시 등 네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뭔가를 읽는 것으로 나타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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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리드잇레이터는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태블릿이 디지털 읽기 행태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통 미디어의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포켓의 이번 연구 결과는 바로 그 영역에 아이폰6와 6 플러스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특히 아이폰6 플러스는 아이패드, 특히 아이패드 미니와는 정면으로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