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oT 산업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정작 이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
KT 백송훈 상무는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씨넷코리아·지디넷코리아·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한 'NEX-D 인사이트 2014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 상무는 IoT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단순히 인프라 구축에만 집중하는 것보다는 특정한 산업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매일경제·베인&컴퍼니가 집계한 세계 IoT 경쟁력 순위와 IDC가 집계한 세계 IoT 경쟁력 순위의 차이를 예로 들었다.
IDC는 IoT 인프라의 우월성을 들어 한국의 경쟁력을 세계 2위로 평가했다. 하지만 매일경제·베인&컴퍼니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국의 경쟁력이 세계 20위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 IoT 활성화, 통신사에는 재앙인가
백 상무는 “2020년에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는 인구수를 넘어 1인당 10개에서 30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워치도 불과 1년만에 없어서 못 파는 제품으로 진화했다. 전통적 시계 업체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들어 오려고 준비중이다”라고 현 시장 상황을 짚었다.
하지만 통신사는 이런 변화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적은 양의 패킷을 전송하는 IoT 기기에 비싼 통신요금을 물리는 것은 통신비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현재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IoT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치 관련 비용은 각종 기기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비용도 거의 무료에 가깝게 떨어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IoT가 활성화될 수록 통신사에 돌아가는 몫은 적어지게 되어 있다.
실제로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오는 2020년 국내 IoT 시장에서 통신사가 차지하는 매출은 불과 39%이며 이 중 순수히 네트워크 접속료를 통한 수익은 2%에 불과하다.
■ 영상통화의 교훈 잊지 말아야
IoT 시장에서 산업계가 관심을 가지는 내용과 실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맞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IoT 서비스는 범죄예방, 스마트홈, 헬스케어, 주차지원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 상무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와 실제로 이런 서비스에 돈을 낼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편리하지만 막상 통신료에 더해 별도 이용료까지 내면서 이런 서비스를 가입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과거 3G 국내 도입 시절 막대한 기술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도 활성화에 실패한 영상통화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크다.
■ 통신사 생존전략은 '연결과 포장'
결국 IoT 시대에 통신사는 소비자(B2C)보다는 기업(B2B)·정부(B2G) 대상으로 수익을 올려야 한다. 백송훈 상무가 제시한 대안 중 하나는 '디바이스 생태계'다.
그는 한국에서 한 해 쓰는 센서가 700만개 정도인데 제조회사마다 쓰는 프로토콜이 모두 다르다. 이런 프로토콜을 보다 쉽게 플랫폼이나 클라우드와 연결할 수 있는 공통 포맷을 (통신사가)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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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대안은 '데이터 인텔리전스'다. 백 상무는 내가 가진 데이터를 API를 이용해 필요한 사람에게 공개하되 다른 사람이 보다 더 잘 가져가 활용할 수 있도록 잘 포장하는 기술이라고 비유했다.
농업진흥청의 작물 정보, 기상청 기상정보와 더불어 농가에서 자체 수집한 데이터를 조합한 다음 온도와 습도, 장마 발생 주기 등을 통해 병충해 경고를 보내주는 서비스가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