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우주 탐사선이 인류 역사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혜성이 태양계 초기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우주국(ESA) 관제센터는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필레'가 12일 오후(세계 표준시 기준) 혜성'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로제타호는 2004년 초 프랑스령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지구로부터 5억 8000만㎞ 떨어진 67P를 향해 발사됐다. 출발한지 10년 8개월 만에 도착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하는 기록을 썼다.
ESA는 이날 로제타호에서 분리된 탐사 로봇 필레가 7시간 하강해 ‘아질키아’지역에 착륙했고 현재 지구와 교신하는데 성공했다고 확인했다.
필레에는 혜성 표면에 드릴로 뚫어 분석하고 사진을 찍어 다시 지구로 보내기 위한 10개 장비를 갖추고 있다. ESA는 이번 로제타호 발사에 13억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투자했다.
필레가 보내온 정보는 과학자들이 생명의 근원을 밝혀내는데 실마리로 활용될 예정이다.
태양이 처음 생기고 그 주변을 돌던 먼지와 가스들이 결합하면서 혜성과 소행성이 만들어졌다. 혜성의 구성물질을 밝혀 내는 것은 지구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지구에 물과 다른 유기 물질들을 가져다 줬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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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의 임무는 혜성에서 아미노산을 찾는 것이다. 만약 혜성에서 발견된 아미노산이 단백질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과 같은 성분인지 밝혀지면 혜성 충돌로부터 지구에 생명이 싹텄다는 가설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필레는 67P에 착륙하기 3킬로미터 전 위치에서 촬영한 사진을 이미 보내왔다. 촬영 후 지구에 도착하는데는 28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