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체결…인터넷 업계 “호재? 악재?"

득실 따져봐야…온라인쇼핑계는 "시장확대" 대형호재

일반입력 :2014/11/10 18:09    수정: 2014/11/11 07:17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된 가운데 국내 인터넷 업계는 이해득실을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업계는 큰 시장이 열리면서 일단 호재라는 평가를 내놨다.

10일 한중 양국이 사실상 FTA를 체결함으로써 인터넷 부문에서도 상호 개방의 원칙에 따라 시장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포털을 비롯해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당장에 이해득실을 따지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온라인 쇼핑 업계는 13억 중국 시장의 문턱이 더욱 낮아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 포털업계는 일단 관망의 분위기다. 국내 대형 포털인 네이버측은 중국에서 웹툰과 모바일 메신저(라인) 서비스가 있지만, 협정문의 '차별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어떤 의도로, 또 어떻게 구체적으로 시행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FTA 협정체결을 계기로 그동안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자국내 기업 보호정책이 일부 해소되고, 국내 인터넷 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포털을 비롯해 국내 인터넷 업계가 이처럼 관망의 분위기인데 반해,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당장, 해외직구 배송 대행 서비스인 몰테일과, 역직구 서비스인 오케이디지지를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닷컴은 한·중 FTA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국내 패션과 의류 잡화 부문의 관세가 줄거나 아예 무관세 혜택이 예상돼 더 많은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몰테일 관계자는 “과거 한미 FTA 사례를 떠올려 보면 중국인이 우리나라 제품을 구입할 때, 또 국내 소호몰 등의 제품이 수출 개념인 역직구로 판매될 때 관세 혜택을 받아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자세한 품목과 정확한 발효 시점은 아직 모르겠지만 국내 해외직구 및 역직구 시장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대형 오픈마켓 관계자도 “유통 전체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기존 인기상품인 화장품과 여성의류, 일부 소형가전(밥솥, 원액기 등)의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잠재력은 있어 보이지만 해외 고급 브랜드들과의 경쟁으로 아직 중국현지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은 유아동·기저귀·분유 등은 가격경쟁력이 증가해 판매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프리미엄급 주방용품 및 가공식품 등 일상적인 소비재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이 거대 자본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더욱 편하게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최대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 등이 막강한 플랫폼과 자본으로 국내 결제 시장과 IT업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중 FTA와 관계없이 여전히 자국 보호 정책으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진출에 제약을 가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서비스를 아예 차단시켜온 중국이 이를 풀지 의문이라는 견해가 많다. 또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이번 FTA를 계기로 국내에서 직접 사업을 벌이는 경우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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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게임 부문 역시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지른 지 오래고, 국내 여러 게임사와 인터넷 기업들의 많은 지분이 중국 자본으로 채워져 있는 만큼 이를 뒤집기 힘들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금도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쉽기 때문에 한·중 FTA로 국내 업체들이 받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고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