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주파수 확정된 이후에도 이것과 관계없이 지상파 UHD 방송용 주파수를 확보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할 수 있겠나”
30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예산안을 심의해야 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장이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에 몰아주라는 여야 의원들의 경연장으로 변질됐다.
특히, 이날 예산심사에서는 미래부가 내년도 예산수입 부분에 주파수 경매 대가를 산정‧편성한 것을 두고 , 사실상 700MHz를 통신용으로 주기위해 주파수 분배를 계획한 것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이날 미방위 위원들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전환 대역을 대부분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특히 미국, 유럽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700MHz 대역을 이통사업자에 할당한 내용은 무시한채, 방송용 할당을 종용했다. 특히 주파수 효율성이 높은 700MHz 대역을 통신용으로 할당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를 거둔다는 사실도 일절 언급하지 않은채 막무가내로 정부 관료들을 압박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00MHz 대역의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는데 방송용 주파수를 소위 주무부처인 방통위와 협의 없이 미래부가 일방적으로 배타적이고 독선적으로 세입까지 편성할 수 있었는지 심히 우려된다”며 “한 마디로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행령이나 정책집행 의지도 없었던 낡은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집착하는 것은 기원전에 결정한 사항을 기원후에 집착하는 것과 다름없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광개토플랜의 정책수정을 요구했다.
같은 당의 최민희 의원은 “재난망에 20MHz폭, (구 방통위가 광개토플랜에서 결정한) 이동통신용 40MHz폭을 할당하고 나머지 대역폭을 갖고 지상파 UHD 전국방송이 가능한가”라고 다그치면서 “재난망과 이동통신용에 할당하면 전국방송이 아닌 수도권 방송밖에 불가능하다”고 미래부 장관을 질타했다.
700MHz 유휴대역 108MHz폭 중 재난망 20MHz폭과 이동통신용 40MHz폭을 제외한 58MHz폭으로는 지상파 UHD 전국방송이 불가능한 만큼, 2012년 광개토플랜에 따라 결정한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전면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특히 최민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미방위원장에게 여야 간사가 협의해 국회에서 700MHz 공청회를 열 수 있도록 일정을 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700MHz 주파수를 재난망에 이어 지상파UHD에 우선 할당해야 한다는 야당의 목소리가 컸지만, 여당 의원들도 질의 때마다 700MHz 주파수를 언급하며 부처 예산심사를 받는 미래부와 방통위를 압박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700MHz 할당은 언제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느냐”며 은근히 정부를 압박했다. 또한 같은당 조해진 의원도 “재난망 주파수 배분을 알박기라고 할 만큼 지상파 UHD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었다”며 “재난망 주파수를 확정한 이후에도 이것과 관계없이 책임지고 지상파 UHD 방송용 주파수를 확보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할 수 있겠나”라고 미래부 장관과 방통위원장에게 재촉키도 했다.
또, 원하는 대답이 이어지지 않자 “두 분이 책임지고 지상파 UHD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느냐”며 재차 답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상파 UHD 방송에 지장이 없도록 미래부와 협의해서 배정하도록 하겠다”며 “재난망을 배분하더라도 지상파 UHD 지장 없이 하자는 데 미래부와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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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재난망을 배정하고 잔여 대역에서 방통위와 협의해 방송통신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일방적인 700MHz 방송 몰아주기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주파수 전문가는 국가의 고유 자산인 주파수는 전 세계적인 기술추세나 주파수 표준정책, 국가에 미치는 산업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내야 한다면서 더군다나, 철저히 전문가그룹에 의해 결정해야 할 사안을 정치권이 반강압식으로 지상파에 몰아주려는 시도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