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결제 시장에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고, 최소한의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하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금융보안 사고를 겪어온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쉽고 편리하면서도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이 필요하다. 다양한 수법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금융사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제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즉시 결제를 중단시키고, 사후분석 등 추가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신용카드사와 가맹점들 사이에 결제시스템 구축, 관리 업무를 수행해 온 결제대행(PG)사들은 간편결제 솔루션을 새롭게 개편하는 한편, 실시간 결제 보안을 위한 핵심요소로 부상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30일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한국사이버결제(KCP) 등 국내 PG 3사는 글로벌 FDS와 협력하거나 기존 FDS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3사 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KCP다. 이 회사는 비자의 자회사인 사이버소스와 기술협력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FDS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버소스는 전 세계에서 매년 600억건의 결제 데이터와 고객 주문내용을 비교해 이상금융거래 여부를 파악하는 '디씨젼 매니저(Decision Manager, DM)'라는 솔루션을 전 세계 쇼핑몰, 각국 PG사들에게 공급 중이다. KCP는 DM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국내 결제환경에 최적화된 'KCP 사기방지시스템(KCP Anti Fraud, KAF)'을 구축한다.
정승규 KCP 전략사업담당 전무는 사이버소스가 15년 동안 DM이라는 FDS를 구축, 운영하면서 확보해 온 여러가지 노하우나 기술을 한국형으로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전무에 따르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도 수 십 년 간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처럼 FDS 도입 초기에는 오랫동안 서비스를 제공해 온 곳과 협력이 필요하다.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는 아직 글로벌 카드사나 FDS 전문회사들과 구체적인 협력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오랫동안 전자상거래용 결제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FDS를 오는 연말까지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KG이니시스 관계자는 새로 도입되는 FDS 실시간 거래정보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분석, 탐지하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앞단에서 인증절차를 줄이고, 사후 확인절차를 보강해 거래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공인인증서, 액티브X 기반 플러그인 등이 필요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 플러스'를 출시한 LG유플러스 역시 기존에 '리스크관리시스템'이라고 부르던 FDS에 대한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상금융거래와 관련된 DB를 모바일 결제 등과 연결시켜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LG유플러스로 합병하기 전 90년대 LG데이콤 시절부터 전자결제 업무를 수행해 온 이 회사는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FDS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간편결제가 도입되는 신용카드 결제 외에 은행 역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위한 FDS 구축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부산은행, 신한은행이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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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안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FDS를 구축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상금융거래를 정확하고 빠르게 탐지해 대응할 수 있도록 DB를 바탕으로 정교한 룰을 설정하는 일이다.
PG 3사 모두 수년 넘게 국내 결제업무를 수행해 온 만큼 축적된 결제 관련 DB는 적지 않다. 따라서 어떤 곳이 FDS를 먼저 구축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더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