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어디로…미래 모색할 기회

4분기도 쉽지않지만 내년을 주목해야

일반입력 :2014/10/30 15:24    수정: 2014/10/31 11:18

이재운 기자

이미 예상된 어닝쇼크를 발표한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분기에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내년 사업은 희망이 지지 않았다. 오히려 미래를 모색할 때라는 의견도 있다.

30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47조4천5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그야말로 최악의 실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특히 상장사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을 때 박수를 받는다. 반대로 실적이 하락한 경우 ‘미래가 없다’는 핀잔을 듣기 마련이다. 그런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크나 큰 실패를 겪은 셈이다.

밝지 않은 4분기, 캄캄한 터널 당분간 지속

실제로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특히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모바일 담당 IM사업부의 부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이날 오전 가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IM사업부 전망에 대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물론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에 대한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고, 실제로 갤럭시노트4의 판매 실적이 전작인 갤럭시노트3 보다 더 높다는 점을 밝혀 희망적인 전망은 유지한 상태다. 또 김현준 전무는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 대비) 고가 스마트폰 비중이 (3분기 70%대 후반) 보다 높아져 평균 판매가(ASP)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TV를 만드는 CE사업부도 ‘블랙 프라이데이’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연말 성수기를 맞아 커브드와 UHD 등 고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말까지 30인치대를 중심으로 한 TV용 패널 판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정적이다.

다만 부품 사업에서는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생산한 반도체의 용량으로 표시되는 성장률인 비트그로스가 시장 평균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D램에서는 올해 연간 비트그로스가 시장 평균치인 30% 중반대보다 높은 50% 초반대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시장 평균치 40% 초반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전망된다.■내년을 기대하라...'최고의 미래'가 온다

4분기는 어둡지만, 오히려 내년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이 전무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혁신적인 스마트폰 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수익성 압박은 있겠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올해 출시한 갤럭시노트 엣지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다는 점에 고무돼 있다. 비록 기존 전략 제품처럼 1천만대 이상 판매량을 노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엔 완전히 접히는 형태인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것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태블릿 제품을 스마트폰 크기로 접을 수 있는 제품 형태의 등장을 조심스레 제기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다음 단계의 사업(the Next Big Thing)’을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최근 공개한 삼성그룹의 웹 드라마 제목 '최고의 미래'처럼 밝은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4조원이나 7조원이라는 영업이익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지 않나”라며 “여전히 건실한 기업인 만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반도체 부문에서는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버용 DDR4 채용이 늘어나고,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에서도 화면 해상도와 카메라 성능 강화로 D램 용량이 증가하는 등 메모리 부문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또 시스템LSI 부문에서도 14나노 핀펫 공정 적용 등 프로세서 부문 경쟁력 강화와 거래선 다양화로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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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에 대해서는 4분기에도 TV 패널을 중심으로 크기가 대형화 돼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는 스마트워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오토모티브 시장 공략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앞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색약자를 위한 특수 기능을 오토모티브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해 전일 종가 대비 4.51% 오른 118만1천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