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인터넷TV, 주류 편입되나

美FCC, 다채널사업자 범위 확대 추진…파장 클 듯

일반입력 :2014/10/29 09:44    수정: 2014/10/29 11:3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터넷TV도 케이블이나 위성TV와 같은 권한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인터넷TV 사업자들의 권한을 대폭 확장하는 쪽으로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버지, 리코드 등 주요 외신들은 28일(현지 시각) FCC가 다음 주중 다채널방송사업자(MVPD)에 인터넷TV를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표결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MVPD에는 위성TV와 케이블 사업자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은 클라우드 재전송 업체 에어리오가 자신들도 MVPD사업자 범주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 인터넷TV 사업자, 콘텐츠 협상 때 큰 힘 얻을 듯

FCC가 MVPD 규정을 인터넷TV에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 어떤 변화가 생길까? 당장 인터넷TV 사업자들은 프로그램을 수급할 때 큰 힘을 갖게 된다. 인터넷TV 사업자들이 케이블이나 위성사업자와 같은 위치에서 콘텐츠 수급 협상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방송 같은 필수 채널(must-have channels)들은 인터넷TV 사업자들의 콘텐츠 공급 요구를 거절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인터넷TV사업자들은 케이블이나 위성사업자와 대등한 경쟁을 할 토양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FCC는 규정 변화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톰 휠러 FCC 위원장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케이블이나 위성, 인터넷TV에 구분이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휠러 위원장은 이날 FCC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MVPD 규정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식에 따라 적용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1세기 소비자들은 20세기 기술만 감안한 규정의 족쇄를 차고 있어선 안 된다”고 덧ㅂㅜㅌ였다.

FCC가 인터넷TV 활성화를 위해 규정 변경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한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터넷TV를 MVPD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버지 역시 FCC의 현 위원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규정이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 클라우드 재전송 사업자 에어리오, 회생 실마리

FCC가 규정을 바꿀 경우 클라우드 재전송 서비스로 한 바탕 바람을 몰고 왔다가 대법원 판결로 존폐위기에 놓였던 에어리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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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 6월 판결 당시 에어리오도 케이블 사업자와 비슷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에어리오는 이후 콘텐츠 협상 과정에서는 케이블 사업자와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버지에 따르면 쳇 카노지아 에어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소비하는 방식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는 데 법 규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FCC가 규정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동영상 시장의 경쟁 구도에 의미 있는 행보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