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2만5천명 포함 대규모 사업개편 추진

일반입력 :2014/10/13 11:42

시스코시스템즈가 인력규모가 2만5천명에 달하는 개발부문 조직을 대상으로 사업 개편에 나섰다. 두 달 전 예고한 6천명 규모의 감원과는 별도의 조치이다.

최근 시스코 측은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부터 사업을 재정비하기 위한 노력 전반의 일환으로, 개발조직내 2만5천명으로 추산되는 직원 가운데 전체가 아닌 일부가 새로운 보고체계를 따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이 소식을 전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스코가 '대규모 조직정비(massive reorg)' 차원에서 직원 2만5천명을 뒤섞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스코가 정비 중인 인력은 라우터와 스위치 장비 관련 엔지니어링 팀 소속이다. 이들은 개별 제품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팀 소속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크게 나뉜 2개의 사업부 소속으로 전환 중이다.

조직내 제품별 '부사장'이나 '수석부사장' 같은 중간관리자를 전부 없애려는 건 아니지만, 달라지는 지휘체계 안에서는 '총괄 매니저(general manager)'같은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덧붙였다.

지난 8일 이를 인용한 미국 지디넷은 시스코의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에 관한 회사측의 공식 입장을 포함한 설명을 전했다.

시스코는 우리는 3년 전부터 변신을 시작해 지난 회계 4분기 순조로운 경과만큼 탄탄한 결과를 얻었고, 올 여름 초 영업 및 엔지니어링 부문을 상호 밀착시켰다며 이는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데브옵스(DevOps)와 애자일 개발모델을 구현하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 영업팀을 솔루션 조직에 통합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키우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2개월 전 2014 회계연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감원 및 인력 재배치를 포함한 '제한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당시 시스코는 직원 규모 8% 수준인 6천명 가량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공식 입장 표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번엔 단순한 인력 감축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스코는 우리는 지난 8월 1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여러 사업 부문에 걸친 최대 6천개 일자리 또는 직원 8%에 영향을 미칠 제한적인 구조조정을 계획했다면서 사업 전반의 비용 관리와 효율성 개선에 더불어 성장, 혁신, 재능에 투자하고 우리 고객들의 사업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영역에선 계속 채용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현재 클라우드, 보안 가상화, 애널리틱스, 데이터센터, 만물인터넷(IoE), 협업 분야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입장이다. 라우터와 스위치같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공급만으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스코가 6천명 감원과 별개로 엔지니어링 담당 직원 수 만명의 운영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요구를 제품화하는 기간을 줄이고 개별 제품보다 한층 포괄적인 인프라 관점의 솔루션 및 서비스 공급자로 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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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런 시스코의 움직임을 최근 경기 둔화 이후 성장 정체기를 맞은 미국 IT업계에 불고 있는 대규모 감원 및 구조조정 폭풍의 한 갈래로 보는 분위기다.

HP는 기존 4만5천~5만명 감원에 이어 지난 7일 5천명의 추가 감원을 예고했고, 지난달 중순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존 1만3천명의 감원에 더해 2천100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계획했다. 스토리지 거인 EMC도 지난 2월 1천명을 감원했고 경쟁사 넷앱 역시 지난해 900명에 이어 추가 600명의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