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에 대한 개편방안 중 새로운 무작위 번호로 전면 교체하자는 안과 기존 주민번호를 유지하되 민간에는 공개되지 않도록 하고, 외부 활용을 위해 생년월만 기재된 별도 상용번호를 적은 증을 발행하자는 방안이 유력한 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사용범위를 최소한으로 하고,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토록 하는 안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증에서 주민번호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안전행정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주민등록번호 개선방안 공청회'에서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6가지 안에 대해 이러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마련한 주민번호 개편 대안은 신규 주민번호를 생년월을 포함한 규칙적 혹은 무작위 번호로 새로 만들자는 안, 현재 주민번호를 유지하되 생년월이 포함된 증 번호를 발행해 불편함을 최소화하자는 안, 신규 주민번호를 발급하되 생년월만 포함된 별도 증 번호를 활용하는 안, 주민번호를 폐기하고생년월 정보를 포함한 증 번호만 단독으로 활용하는 안, 주민번호를 폐기하고 증에 무작위 번호를 부여하는 안 등 6가지 안이 거론됐다.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패널들 사이에 가장 현실성 있는 안으로 거론된 것은 현재 주민번호를 유지하되 인터넷 서비스나 금융 서비스 등 민간분야에서 활용을 위해 생년월만 표시된 별도 증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김종면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은 가장 확실한 것은 신규 주민번호를 무작위 번호로 새로 발급하는 것이라고 보나, 사회적 불편이나 비용 차원에서 봤을 때 기존과 같이 주민번호를 관리번호로 유지하면서 증에는 주민번호 대신 생년월만 기재해 상용번호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나은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IT개발을 맡고 있는 우리에프아이에스 노진호 전무 역시 비용면에서 제도가 바뀌면 시스템 차원에서 많은 비용이 들고, 약 300억원 정도 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DB, 화면설계 등을 1년에 걸쳐 개발해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업 특성상 신용정보, 세금정보, 개인식별정보 등이 모두 필요한데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공통정보관리시스템에 대한 정부, 금융대표협회, 개별금융기관 차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존 주민번호와 별도 증 번호를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성화 국민건강보험공단 정보관리실장도 현 주민번호와 증 번호 방식이 기존에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포함한 행정시스템을 갑자기 바꾸기 힘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민번호 사용범위를 최소환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강탁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자정부 지원본부장은 유엔으로부터 3회 연속 최우수 평가를 받은 우리나라 전자정부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번호라는 체계가 기여한 점이 크다며 연말정산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전입신고를 일괄 입력할 수 있도록 한 것, 각 정부부처들 간 DB와 시스템 연계를 통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 등이 모두 주민번호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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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사무국장은 수십년째 원치 않는 개인정보 노출을 강제해 오고, 유출로 인한 피해가 광점위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무작위 번호로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번호를 만들돼 각 분야별로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납세자번호, 사회보장번호 등 영역별 식별번호를 별도로 두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의에 대핸 안전행정부 김기수 자치제도정책관은 아직 6가지 대안 중 정부방침으로 확정된 안은 없다며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조율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