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박수형 기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에 경쟁을 통한 생존이 아니라 공존을 통한 경쟁이 필요하다”
황준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미디어실 연구위원은 24일 광주에서 열린 ‘아시아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페어(ACE Fair)’ 정책세미나에서 시장영향력이 큰 복수방송채널사업자(MPP)와 중소PP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PP들중에서는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지상파계열PP, MPP 등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등장하며 급성장했다. 지난 2012년까지 제작비 증가율이 지상파가 6.9%에 머무른 반면 유료방송 PP는 39.6%나 성장하는 가시적 성과를 얻었다.
황준호 연구위원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지상파 방송 독과점에서 유료PP의 성장, 플랫폼 경쟁력 기반에서 콘텐츠 경쟁력 기반, 대중 문화적 소비에서 취향문화적 소비로 변화하는 등 방송환경 변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 된 반해,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홈쇼핑 채널 의존도 심화 ▲MPP와 개별PP의 양극화 심화 ▲수신료보다 광고 비중이 높은 비정상 재원구조 등이 꼽힌다.
황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PP시장의 양극화에 주목했다. 유료방송 콘텐츠 산업의 중심인 PP가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방송산업 미래가 밝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물적자원이나 유통, 경제적 성과는 계열PP가 우수하지만 제작경쟁력은 개열PP가 우수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 진출이나 성과가 저조하고 신규콘텐츠 제작이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세한 PP를 양산하고 유지시키는 시장구조 정책과 대자본 진입과 인수합병을 위축시키는 소유 규제, 신규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지 못하는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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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규제정책의 이원화 ▲방송 프로그램 단위의 콘텐츠 규제 ▲유료PP 생산요소 지원 등이 거론됐다.
황 연구위원은 “이종 방송사업 간 겸영제한은 유지하되 대형 결합 PP 쇼유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소 개별 PP는 진입 퇴출 요건을 강화해 평균 이상의 PP 수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규 방송프로그램 자체제작 편성비율을 도입해 제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료PP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으로 자본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 사업으로 인력을 이끌어내면서 제작 인프라와 신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