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e커머스 진출이 시장에 줄 영향은?

“영향 있겠지만 일단 지켜봐야” 비교적 차분

일반입력 :2014/09/22 16:33    수정: 2014/09/22 16:33

카카오가 그 동안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 위에 그렸던 전자상거래 시장의 밑그림을 끝마치고, 본격적으로 큰 그림 그리기에 나섰다.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을 출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이에 경쟁사가 된 지마켓·11번가·티몬 등 국내 대표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카카오픽의 정식 서비스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카카오의 선택이 당연한 수순이고 정식 서비스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카카오픽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일정의 영향력을 가질 것만은 분명하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단, 기존 사업자들이 쌓아온 유통 인프라를 단번에 위협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카카오는 22일 카카오 MD가 직접 선정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안하고, 지인과 쇼핑 정보를 나누면 추가할인 받는 모바일 쇼핑앱 '카카오픽'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픽은 카카오톡 사용자의 소셜 관계망과 카카오가 축적해온 모바일 커머스 운영 노하우가 결합된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것이 카카오 설명이다. 이 서비스는 기존 카카오 선물하기 '오늘의 특가' 코너에서 비롯됐다. 하루에 한 번 특정 상품을 특가에 선보이는 오늘의 특가 코너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워 이를 별도의 앱으로 출시했다는 것.

카카오픽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친구찬스' 기능이다. 서로의 취향을 잘 아는 친구들끼리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로 쇼핑 정보를 공유하면 가격 할인 폭을 높일 수 있다. 기본가로 구매도 가능하지만, 친구 추천을 통해 일정 금액을 추가 할인 받는 것이 가능하다.

카카오가 가진 막강한 3천700만 회원(국내 가입자 기준)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인들이 서로 쇼핑 관련 정보를 나누고 가격할인 혜택까지 받는다는 점에서 카카오픽은 진정한 의미의 ‘소셜’커머스를 표방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최근 선보인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도입해 결제 시스템을 간소화 했다. 한 번의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해 편한 쇼핑을 돕는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거래액은 18조6천200억원이다. 2009년 9조7천억원에 비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또 국내 소셜커머스 3사의 거래액 규모는 4조~5조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출범 초기인 2010년경 때만 해도 5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8배 가량 성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카오가 회원 수를 기반으로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광고와 게임에 이어 새로운 수익이 필요했던 카카오에게 전자상거래 사업은 당연히 진출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위메프 박유진 실장은 “카톡도, 라인도 결국 온라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와 게임을 제외하면 쇼핑이 가장 강력한 로직이다”며 “누구나 많은 수의 회원과 트래픽을 갖고 있으면 이를 활용해 쇼핑 시장에 들어오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카카오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은)당연한 수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카카오가 많은 준비를 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당연히 영향은 조금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네이버 지식쇼핑이 있어도 지마켓을 이용하듯 사람들의 구매 습관을 깨는 작업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진정한 소셜커머스 사업은 카톡 같은 곳에서 할 수 있을 거라 말해왔는데 카카오픽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소셜커머스 업계가 가장 많은 위협을 받을 것 같지만 카카오도 상대적으로 비전문 분야인 유통 영역에서 사업을 키우다 보면 여러 장애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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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검색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카카오의 국내 이용자가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쇼핑 서비스가 이미 많은 만큼 얼마나 이용자들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고 접근하는지가 카카오픽의 성공열쇠”라고 조언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픽은 진짜 내 친구와 지인끼리 좋은 쇼핑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소셜커머스”라면서 “카카오가 새로운 수익 사업의 포트폴리오에 전자상거래업을 추가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