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10월 완료를 목표로 3D프린팅 기술 로드맵 마련에 착수한 가운데, 인천 서구에 위치한 심곡초등학교에서는 과학동아리로 3D프린터 실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과학동아리에 학생들은 매주 두 번(화요일, 금요일) 방과후 두 시간 동안 동아리방에서 3D프린터로 직접 컵, 휴대전화 받침대, 명함 등을 만들고 있다.
2일 직접 찾아간 심곡초 과학 동아리방에서는 사진 액자 받침대를 만들기 위한 학생들의 도면 작업이 한창이었다.
■ 아두이노 활용으로 만나게 된 3D프린터
지난 2012년 창설된 심곡초등학교 과학동아리는 학생들끼리 기초과학, 항공우주,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과학동아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 아두이노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심곡초등학교에서 과학동아리를 운영하는 교사 하동훈씨는 아두이노를 활용해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지난해 12월 아이들과 함께 3D프린터 제작에 나섰다. 아이들은 3D프린터를 만들어보자는 하 교사의 말을 따랐다.
“인천 지역 뒤져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는 부품 세트를 6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직접 사비로 구입했죠. 이 부품으로 아이들이 약 4주에서 5주 기간에 걸쳐 3D프린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도 인터넷을 통해 3D프린터 제조기술을 터득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죠”
현재 동아리방에는 아이들이 만든 3D프린터가 총 4대와 중학교 1학년 학생 심환석군이 혼자 직접 만든 델타방식(세개의 축으로 구성된 방식)의 3D프린터 1대가 마련됐다.
심군은 “이번 여름방학 기간 중에 델타방식의 3D프린터를 만들었다”며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비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높았고 생각보다 어려워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 5학년 초등학생 “3D프린터 작업 통해 예술과 과학 동시 느껴”
심군을 포함해 심곡초 과학동아리 인원들은 10명이다. 거의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3D프린터 작업에 필수인 모델링 프로그램 스케치업을 통해 사진액자 받침대 제작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이 같은 고민을 학생들은 지도 선생님인 하씨의 도움보다는 동아리 구성원들간 협업으로 해결하려 노력한다.
동아리 내 유일한 홍일점인 한채연양(심곡초 5학년)은 자신이 직접 만든 사진액자 받침대 도면을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줬다. 의견을 얻기 위해서다. 한양의 도면을 본 학생들은 칭찬과 함께 자신의 의견도 아끼지 않았다. 하씨도 한양의 도면을 보며 부족한 점을 알려주면서 격려하기도 했다.
한양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3D프린터 대해 점점 흥미를 갖게 됐다”며 “처음에 5주간에 걸친 3D프린터 제작 작업은 정말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액자 같은 생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과학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감각이 필요하다는 학생이 있다.
김범수(심곡초 5학년)군은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들었는데, 3D프린터가 재밌다고 생각돼 함께하게 됐다”며 “오케스트라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지만 3D프린터 작업에서는 과학과 예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 “초등학생이 3D프린터 먼저 접해야”
미래부가 최근 3D프린팅 산업 육성 로드맵에 착수한 것에 대해 하씨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3D프린터 교육이 활성화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항상 어떤 새로운 정책들이 세워지면 그 중심은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고등학생, 그다음 중학생, 그리고 나서 초등학교 아이들의 순서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대다수 분들이 초등학생들이 3D프린터를 배우는 것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런 인식은 없어져야 합니다”
방과 후 운영되는 심곡초등학교 과학동아리는 심곡초 학생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학생들도 가입할 수 있다. 동아리 가입비용이나 3D프린터 관련 강의 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 현재는 중1 학생을 포함해 5~6학년 학생들로 구성됐지만, 하씨는 3~4학년 학생들도 동아리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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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는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3D프린터를 통해 타인에 대한 존경심을 배우도록 노력하고 있다.
“3D프린터로 의족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아이들이 3D프린터로 생활 속 도구를 만들며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성장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이면서도 도움이 되는 한줄기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