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GHz 용도변경…SKT 웃고 LGU+ 격분

KT 4G LTE 사용 허용에 경쟁사 반응 엇갈려

일반입력 :2014/09/03 14:57    수정: 2014/09/03 14:57

정부가 3G용 2.1GHz 주파수 대역의 4G LTE 사용을 허용하면서, 이동통신사 간 설전이 한창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일 ‘인터넷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2001년에 할당된 3G용 2.1GHz 대역에서 4G LTE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기술방식 측면에서 LTE가 WCDMA의 진화기술에 포함돼 있어 2.1GHz 대역에서 LTE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주요국가에서도 기술진화 촉진과 효율적 주파수 이용을 위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이통3사, 2.1GHz 복잡한 이해관계

이 같은 결정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사업자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파법에서는 주파수의 엄격한 이용을 위해 할당 대역의 용도와 기술방식의 변경 절차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미래부가 KT의 2.1GHz 용도변경을 허용한 것은 엄청난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미래부가 KT에게 2.1GHz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KT가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됐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의 주장이다.

반면, KT는 “4G LTE 가입자의 확산 등 시장 환경과 트렌드를 반영한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에, SK텔레콤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 정책은 일관된 원칙도 중요하지만 시장 상황과 기술 트렌드 등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 LG유플러스 반발, 속내는

2.1GHz 용도전환에 이처럼 이통 3사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2.1GHz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700~900MHz 등 주파수 효율성이 높은 저대역 주파수를 제외하면, 2.1GHz가 글로벌 로밍과 단말기 호환이 쉬운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통 3사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2.1GHz 대역은 SK텔레콤이 60MHz폭을, KT가 40MHz폭, LG유플러스가 20MHz폭을 사용중이다. 이 중 SK텔레콤은 40MHz폭을 KT와 같이 3G용으로, 나머지 20MHz폭은 LTE용으로 할당받아 사용 중이다. LG유플러스는 20MHz폭을 LTE로 사용하고 있다.

미래부가 3G용 2.1GHz 대역을 LTE로 용도전환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SK텔레콤 역시 현재 3G용으로 사용 중인 40MHz폭에 대한 용도변경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역시 SK텔레콤이 이를 신청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것은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과 KT가 황금주파수인 2.1GHz 대역에서 40MHz폭 이상의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20MHz폭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KT의 2.1GHz 용도변경 허용에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사실상 2.1GHz 대역에서 60MHz폭을 보유한 SK텔레콤의 향후 행보를 우려한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서비스 핵심 대역인 2.1GHz 대역에서 이동통신3사가 공정경쟁이 가능하고 이용자 모두에게 광대역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며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 이통3사 2.1GHz 파워게임, 결과는

당장은 미래부가 KT에 큰 선물을 선사했지만, 이같은 역학구조 때문에 SK텔레콤도 표정관리 중이다. LG유플러스가 ‘KT에 대한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반해, 다소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2011년 8월 실시된 2.1GHz 주파수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비슷한 상황에서 이득을 취했다는 점도 SK텔레콤에게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당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경쟁사에 비해 주파수 대역폭이 반도 되지 않는다”며 “2.1GHz를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회사는 영원히 가난해질 것”이라며 읍소전략으로 나섰고,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2.1GHz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를 경쟁에서 배제하면서, LG유플러스가 최저경쟁가로 2.1GHz를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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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KT로 인해 불거진 ‘2.1GHz 파워게임’은 오히려 SK텔레콤이 향후 2.1GHz 용도변경을 신청했을 때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미래부가 SK텔레콤의 3G용 2.1GHz 대역의 용도변경 신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2.1GHz 전쟁의 막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