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1GHz 용도전환 놓고 갈등 심화

LTE 용도로 변경 요청에 경쟁사들 반대

일반입력 :2014/08/19 09:20    수정: 2014/08/19 09:27

‘KT가 연내 4배 빠른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KT가 2.1GHz 주파수로 속을 끓이고 있다. 3G용으로 사용 중인 2.1GHz 주파수의 용도전환 문제 때문이다. 2.1GHz 주파수의 LTE 용도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쟁사들이 4배 빠른 LTE를 제공할 때 3배 빠른 광대역 LTE-A를 제공하는데 만족해야 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올 초 미래창조과학부에 요청한 3G로 사용 중인 2.1GHz 주파수 40MHz폭 중 20MHz의 LTE 용도변경과 주파수 재할당 결과가 이달 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미래부는 지난 3월부터 운영해온 주파수정책 연구반 논의를 통해 용도 전환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경쟁사들은 과거 주파수 정책과 맞지 않는 KT에 대한 정책적 특혜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주파수의 용도 전환 문제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KT 2.1GHz LTE 용도전환, 왜?

KT는 현재 3G용으로 사용 중인 2.1GHz 주파수를 2001년 IMT 비동기식으로 할당받아 사용해 왔다. 당시에는 LTE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주파수의 사용용도는 3G용으로 한정됐다.

하지만 KT가 2.1GHz를 LTE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현재 LTE로 사용 중인 1.8GHz와 900MHz에 2.1GHz를 주파수 묶음기술(CA, Carrier Aggregation)을 이용해 4배 빠른 LTE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4배 빠른 LTE 구현을 위해서는 주파수가 3개 필요한데 현재 KT는 사실상 활용이 어려운 800MHz를 제외하면 1.8GHz, 900MHz 두 대역밖에 없다.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800MHz, 1.8GHz, 2.1GHz와 800MHz, 2.1GHz, 2.6GHz를 확보해 연내에 4배 빠른 LTE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KT가 2G서비스 중단이 지연되고 LTE용으로 900MHz 주파수를 선택하면서 LTE 경쟁에서 경쟁사들에게 뒤쳐졌던 경험이 있는 터라 2.1GHz의 용도변경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태다.

■ SKT‧LGU+ “KT만을 위한 특혜”

SK텔레콤과 KT가 각각 60MHz폭과 40MHz폭을 사용 중인 2.1GHz 주파수의 사용기한은 오는 2016년 12월까지다. 현재 SK텔레콤은 2.1GHz 60MHz폭 중 40MHz폭을 3G용, 20MHz폭은 LTE로 사용 중이며, KT는 40MHz폭 전부를 3G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옛 방통위는 해당 주파수 사용계획이 포함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통해 이 중 최소 60MHz폭을 LTE용으로 재활용키로 하고 향후 주파수 수요나 시장 경쟁상황을 고려해 공급을 결정키로 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KT는 40MHz폭 중 20MHz폭을 LTE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이며, 경쟁사들은 이에 반대를 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경쟁사들은 지난해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1.8GHz의 인접대역이 아닌 2.6GHz 주파수를 선택했을 경우 3밴드 주파수 묶음기술 적용이 가능했으나 이를 포기하고 1.8GHz를 선택한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KT는 1.8GHz를 할당받을 경우 3밴드 주파수 묶음기술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적은 설비투자비로 광대역 구축에 용이한 1.8GHz를 선택해 놓고 이제 와서 2.1GHz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정부가 이를 용인하면 KT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 정책 일관성 훼손

지난 1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의 문제제기로 이슈가 된 700MHz 주파수 활용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갑자기 확 바뀌면, 정부정책 신뢰에 대해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옛 방통위가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으로 유휴주파수가 된 700MHz 108MHz폭 중 40MHz폭을 이동통신용으로 결정한 것을 재논의하자는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때문에 KT가 2.1GHz가 3G용으로 할당받고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의해 2016년 12월 사용시점이 종료된 이후 LTE 사용계획을 밝힌 주파수에 대해 미리 용도전환을 해줄 경우 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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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KT의 2.1GHz 중 20MHz폭을 LTE로 사용하게 해 줄 경우 옛 방통위가 결정한 700MHz 40MHz폭에 대한 재논의도 반박할 명분이 사라지고 SK텔레콤이 2.1GHz의 40MHz폭에 대해 용도전환을 요구해도 받아들여줘야 한다”며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전문위원은 “미래부가 KT에 대해 2.1GHz 주파수 일부 대역에 대해 LTE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형식적으로 연구반을 운용하며 전파법 입법취지를 무시한다면 특정 기업 봐주기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전파법에 따라 주파수를 반납 또는 회수한 후 주파수 할당절차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