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전화 시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일본 특유의 소비 습관과 맞물린 독특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등장한 3가지 풍경을 정리해봤다.
■알뜰폰 시장 경쟁 심화되는 일본
국내에서도 알뜰폰(MVNO) 사업에 대한 여러 이슈가 터져 나오지만, 일본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화가 시작되며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 부동산 개발업체인 에이블은 올 가을부터 직영 매장에서 단말기 대금과 기본요금을 합쳐 월 2천160엔(약 2만1천원)에 불과한 요금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에이블은 통신사인 프리비트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데,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는 프리비트가 맡고 매장 운영은 에이블이 담당한다. 에이블이 판매할 단말기는 프리비트가 별도로 제작한 실속 보급형 제품으로 5.5인치 화면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대신 동영상 시청 등 단시간 내에 데이터 사용량이 과할 경우에만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이미 비쿠카메라(BIC Camera)와 이온(AEON)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든 이 시장에 부동산 개발업체까지 뛰어들며 일본 내 알뜰폰 시장은 ‘알뜰함’을 원하는 일본 소비자의 수요를 만나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도 이유 있는 피처폰의 선전
일본 주요 이동통신사는 여전히 피처폰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있다. 신제품까지 꾸준히 선보이고 있을 정도다. 도쿄 긴자, 오사카 덴덴타운 등 주요 번화가에 위치한 휴대전화 매장에서도 종래의 피처폰은 자기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NTT도코모의 경우 피처폰 주요 제품 중 카메라 해상도가 1천만화소를 넘는 것은 1종 밖에 없다.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다. 대개 3만엔(약 30만원) 이하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일본 언론들은 국내 고령자를 중심으로 피처폰에 대한 인기가 여전하다고 전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은 윈도XP 사용 비중이 여전히 높은 점에서도 보듯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아직 주요 도시에서도 이미 없어진 브랜드인 내쇼날(파나소닉이 내수용으로 선보였던 브랜드) 간판이 여전할 정도로, 이미 금성 간판이 없어진 한국과는 다르다”고 전했다.■17년 만에 병원 내 휴대전화 사용 허락
병원 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허락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전 세계에서 이어져왔다. 다만 일본은 현재까지도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지켜져 왔다. 의료기에 휴대전화가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인 원칙 때문이었다.
관련기사
- 日, 韓·臺에 밀려 UHD 패널 길을 잃다2014.08.31
- 아! 일본…전자업계, 잇따라 사업 철수2014.08.31
- 日 도쿄전력, 윈도XP PC 5년 더…논란2014.08.31
- 용이 된 중국 지는 해 일본…한국은?2014.08.31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대기실에 한해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는 완화방침을 발표해 변화를 예고했다. 첫 지침 제정 후 무려 17년 만의 변화다.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주는 영향이 이제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휴대전화와 의료기기 기술이 함께 발전하며 전자파 발생량은 줄었고 이로 인한 영향을 받는 정도도 감소했다.
다만 이 지침은 강제력이 없어 각 의료기관 별로 수용 여부를 자체 판단해 결정할 수 있다. 또 여전히 수술실이나 검사실 같은 복잡한 의료기구가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대기실에서는 사용하도록 내버려두는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