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양광충전기(AK-71ANSCP-B145A, 이하 태양광충전기)는 2A, 10W까지 출력 가능한 태양광 충전기다. 햇빛에 노출되면 전력을 발생시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내부에 내장된 USB 단자에 꽂아 충전할 수 있다. 기기에 필요한 충전방식과 전압·전류를 자동으로 판단해 알맞은 전력을 공급하는 파워IQ 기술을 내장해 단자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된다.
태양전지판은 PET 플라스틱으로 감싸고 튼튼한 폴리에스터 재질 캔버스 천으로 감싸 적절한 강도를 확보했다. 쓰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고 175×280mm 수준으로 줄어든다. 무게는 790g이며 텐트나 자동차 등 적절한 곳에 매달거나 고정할 수 있도록 금속 고리를 네 개 달았다. 스카이디지탈이 국내 유통을 맡고 있으며 가격은 11만 9천원.
■아웃도어 겨냥한 견고한 디자인
태양광충전기는 태양전지판과 USB 단자를 캔버스 천으로 감싸 실외나 바닥에 펼쳐 놓고 쓸 수 있다. 먼지가 묻으면 툭툭 털어내거나 걸레로 닦아 쓸 수 있을 정도다. USB 단자가 달린 곳에는 스마트폰이나 기기를 넣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들어 두었다. 단자는 총 두 개 달렸지만 기기 수납을 고려한 탓인지 단자가 안쪽에 있어 케이블을 꽂기 힘들다. 안 쓸때는 네 번 접어 가방이나 트렁크에 둘둘 말아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펼쳤을 때 가로·세로 길이가 880×280mm로 실제 사용할때는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다.
‘태양광충전기’라는 이름을 듣고 이름이 비슷한 ‘태양열 발전’과 착각할 수 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은 엄연히 다르다. 태양열 발전은 태양열을 모아 물을 데운 다음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발전기를 만든다. 하지만 태양광충전기에 달린 태양전지는 내장된 반도체가 빛을 받아 반응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류를 USB 단자로 내보내 여러 기기를 충전한다. 규모가 작고 출력은 낮지만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발전소와 원리는 같다.
태양광충전기는 최대 3.6W(=5.5V×650mA) 생산이 가능한 태양전지판 네 개를 병렬로 연결해 최대 14W까지 출력한다. 제품에 적혀 있는 ’14W Solar Charger’가 바로 그런 의미다. 하지만 항상 최대 출력으로 충전이 가능한 것은 아닌데다 충전을 제어하는 회로도 전기를 소모한다. 따라서 태양광충전기의 실제 출력은 10W(=5V×2A)다.
■맑은 날에는 스마트폰 두 대를 동시 충전
아이폰5s와 넥서스5, 전압·전류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USB 간이 계측장치 ‘RT-USBVA1′를 이용해 맑은 날과 흐린 날 충전 성능을 확인했다. 먼저 구름이 끼고 흐린 8월 27일 오후 4시경, USB 단자에 측정기 USB-VA-001과 아이폰5s를 연결한 후 태양전지판을 하나씩 펼치면서 전압과 전류량을 확인했다. 태양전지판을 세 개까지 펼쳤을 때는 거의 충전이 불가능했지만 네 개를 모두 펼치자 간신히 충전에 성공했다. 아이폰5s를 10분간 꽂았더니 고작 3%(약 46.8mA)를 채우는데 그쳤고 한꺼번에 두 기기를 충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직사광선이 비치는 8월 28일 오후 2시경 같은 조건에서 다시 확인했다. 태양전지판을 두 개 펼친 시점부터 느리게 충전이 시작되며 세 개를 펼치면 5.08V, 1.01A가 공급되며 기본 제공되는 충전기와 큰 차이가 없다. 완전히 펼친 상태에서도 출력은 비슷하게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아이폰5s를 10분간 꽂았더니 10%(약 156mA) 충전됐다.
동시에 두 기기를 꽂아도 충분히 충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아이폰5s와 넥서스5를 동시에 10분간 충전했다. 아이폰5s는 9%(약 140.4mA), 넥서스5는 5%(약 115mA) 충전됐다. 케이블을 하나 꽂았을 때보다는 충전 속도가 약간 느려지지만 아예 충전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출력이 최대 2A(10W)이므로 단자 하나만 쓴다면 아이패드 에어나 넥서스7 등 태블릿도 제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야외에서 태양광충전기와 스마트폰 등 기기를 노출시킨 채로 충전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과열되어 충전이 아예 진행되지 않을 위험도 있다. USB 단자가 있는 곳을 열어 스마트폰을 넣으면 직사광선을 막을 수 있지만 검정색 캔버스 천이 열을 흡수해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태양전지판은 직사광선에 노출시키고 충전하는 기기는 햇빛으로 과열되지 않도록 가려주는 것이 좋지만 야외에서는 쉽지 않다. 단열재로 만든 수납 주머니와 같은 아이디어가 아쉽다.
■결론 : 익스트림 아웃도어를 위한 보험용 충전기
관련기사
- 용량 넉넉한 보조배터리 “애플 호환성이 문제?”2014.08.29
- 문어발 콘센트 정리, 한방에…2014.08.29
- 쓸만한 국산 무선충전기 ‘코일이 꽉찼네’2014.08.29
- 스마트폰 배터리 수혈, 효율 따져보니…2014.08.29
태양광충전기는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고 보조배터리마저 방전된 야외에서도 햇빛만 든다면 스마트폰이나 각종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충전 속도도 상당히 만족스럽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내구성 걱정 없이 편하게 가지고 다니기 좋다. 사이클링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이 잦거나, 오지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져 낭패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태양광충전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전화 한 통화, 혹은 문자메세지 한 개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물론 태양전지판 특성상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낀 날씨에서는 충전이 불가능하거나 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태양전지판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충전 효율이 떨어진다. 여름 휴가철이라 해도 장마가 겹치는 기간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무엇보다 태양전지판은 직사광선으로 인한 열때문에 수명이 2년에서 3년을 오갈 정도로 짧으며,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야외에서 대용량 보조배터리와 함께 마지막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비상수단으로 충분히 가치를 가지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