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안경과 가상현실(VR) 헤드셋과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 둘의 특징과 기능을 합친 증강현실(AR) 안경이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11일 주요 외신은 지난해 소셜 펀딩 킥스타터 모금에 성공한 AR 안경 ‘스페이스 글래시스 메타 프로’(이하 메타 프로)를 소개했다.
누구나 아이언맨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 안경은 눈앞에 3D 홀로그램을 표시하고, 키넥트처럼 거리를 판별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사용자의 손을 인식한다. 이로써 가상공간에서의 개체와 인터페이스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웨어러블 컴퓨팅의 선구자로 불리는 스티브 만(Steve Mann)이 수석 과학자로 팀에 합류, 제작에 참여했다.

메타 프로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만 해도 이 기기는 실망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지난해 ‘메타1’ 이름으로 공개됐던 이 안경은 투명한 고글에 웹캠을 달아놓은 정도의 디자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메타1의 디자인은 메타 프로라는 이름과 함께 비행 선글라스와 같은 모양으로 재탄생됐다. 안경을 쓰듯 귀에 걸면 된다. 기능적으로는 메타1과 비슷하지만, 사양과 디자인이 향상되면서 보다 실용적으로 탈바꿈됐다.
시야각은 40도며, 3D HD 디스플레이가 내장됐다. 눈앞에 보고 있는 경치가 차단되지 않고 3D 영상이 비춰진다. 또 두 스크린 사이에 카메라와 깊이(depth) 카메라가 내장됐으며, 9축 모션 추적 센서가 있어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보이는 영상이 조정된다.

주요 기능은 스마트폰이나 PC와 접속함으로써 디스플레이를 확장하고, 화면의 창을 직관적으로 상하 좌우로 가져갈 수 있다. 또 제로사용자인터페이스(ZeroUI)는 손가락으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사용자는 홀로그램 공간에 손으로 3D 개체를 만들 수도 있다. 만든 개체를 그대로 3D 프린터로 전송하면 실제의 물체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공식 사이트에는 500개 이상의 응용프로그램에 대응한다고 나와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수술이나 응급처치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애플리케이션 ‘AMT'(Augumented Medical Technology)다. 또 선에서 화염을 일으키며 싸우는 게임이나, 홀로그램에서 비디오 채팅을 하는 앱들이 인기다.
구글 안경과 오큘러스리프트와 마찬가지로 스페이스글래스도 착용하는 것만으로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안경테 오른쪽 끝에 있는 케이블과 메타에 의해 개발된 착용 컴퓨터 ‘메타 프로 컴퓨터’를 연결해야 한다. 이것은 1.5GHz의 인텔 i5 칩 고성능 비디오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 128GB SSD를 갖춘 소형 컴퓨터다.

메론 그리베츠(Meron Gribetz) 메타 대표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자비스’의 인터페이스에 반해 실제로 이 영화에서 디자인을 맡은 제이스 한센을 개발 팀에 불러 들여 작업했다.
메타는 이미 웹페이지에서 메타 프로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메타 프로 컴퓨터가 포함된 전체 메타 프로의 가격은 3천650 달러(376만원)다. HD가 아닌 시야각 23도 3D 홀로그램 스크린을 갖춘 개발자용 버전은 667 달러(약 6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개발자 버전에는 컴퓨터가 포함돼 있지 않다.
메타 프로는 구글안경과 오큘러스리프트의 기능과 특징을 합친 기기로, 예약 발송은 내년 1월부터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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