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수집과 이용, 제공 등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7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것이 금지된다.
온라인은 아이핀, 오프라인은 마이핀 번호를 주민번호 대신 써야 한다.
금융실명거래나 근로기준법 등 적법한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주고 받으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아이핀은 뭐고, 마이핀은 또 뭐지? 하는 독자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 개인 식별 번호(Internet Personal Idetification Number, i-PIN)'를 의미하는 아이핀은 인터넷에서 주민번호 대신 개인을 확인하기 위한 대체수단으로 지난 2005년 도입됐다.
10년이 거의 다 됐지만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을 만큼, 아이핀의 존재감은 바닥권이다. 유출됐을 경우 재발급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용성 이슈가 불거지면서 변방의 인증 수단을 면치 못하는 신세다.
그러나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됨에 따라 아이핀은 포스트 주민번호의 유력한 대안이 됐다.
마이핀은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아이핀을 오프라인에서도 쓸수 있도록 확장한 것이다. 때문에 아이핀이 있어야 마이핀을 만들 수 있다.
아이핀은 발급기관인 공공 I-PIN 센터, 나이스평가정보, 서울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에서 신청해 받을 수 있다. 가입하면 아이핀 ID와 비밀번호를 받게 된다. 아이핀 번호를 요구하는 사이트에 이걸 입력하면 사이트 마다 13자리 숫자로 이뤄진 '가상식별번호'가 부여된다. 사용자는 13자리 번호를 몰라도 된다. 13자리 번호는 서비스 제공 업체가 아이핀 발급 기관을 통해 해당 사용자가 본인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쓰인다.
반면 마이핀은 13자리 개인 식별번호가 있다. 기자도 13자리 번호를 받았다. 외우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스마트폰 메모장에 입력해뒀다. 마이핀은 신용카드 크기 발급증 형태로도 제공된다 하는데, 카드 하나 넣고 다니는 것도 일이라 선택하지는 않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나온다고 하니, 이걸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핀 번호 유효기간은 3년이며, 분실시 재발급 가능하다.
기자는 당초 공공 I-PIN센터를 통해 마이핀을 번호를 받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주민센터를 이용해야 했다. 공공 I-PIN센터에서 마이핀을 받으려면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데, 공인인증서나 주민등록증 관련 정보가 있어야 한다.
아이폰을 쓰는지라 공인인증서를 PC에 복사하기가 부담스러웠고 주민등록증은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주민증 대신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써온지 오래다. 주변에는 기자처럼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쓰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에서 마이핀을 발급받으려 할때 공인인증서 쓰기 부담스럽다면 주민증을 꼭 챙기는 것이 좋다.
공공 I-PIN센터는 서비스 사용성 측면에서도 좀 불편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제대로 뜨지 않아, 인터넷 익스플러에서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했고 자바 플러그인에 액티브X가 붙은 보안 프로그램도 깔아야 했다. 액티브X 까는 사이트는 잘 쓰지 않은 기자 입장에선 불편한 순간이었다. 깔거 다 깔았는데도 주민증이 없어서 온라인 발급을 받지 못했으니 더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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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에서 담당자에게 물으니 아직까지 마이핀을 발급받으러 오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안전행정부가 주민센터 마이핀 발급 담당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했다 하는데, 행정 현장에 확실하게 반영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당분간은 발급을 해주는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혼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자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주민번호 넣으라고 할 때마다 왜 이러나 싶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안써도 아무 문제 없을 듯한데, 많은 곳에서 그냥 습관적으로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것 같다. 가짜 주민번호 써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이핀을 놓고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