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부터 해방? 얼굴도 암호화

일반입력 :2014/08/01 13:20    수정: 2014/08/01 13:51

손경호 기자

집 밖을 나서는 순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기 중 하나가 폐쇄회로TV(CCTV)다. 각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내가 어느 곳을 어떻게 이동하고, 무슨 활동을 했는지를 모조리 파악해낼 수 있는 불편한 감시도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CCTV 영상분석 소프트웨어(SW) 기술이 발달해 영상에 잡힌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누구인지를 판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미국 뉴욕 아티스트 아담 하베이는 얼굴을 식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명 '얼굴 암호화'를 아이디어로 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하베이는 사진, 동영상 등에서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컴퓨터 비전(CV)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CV는 인텔이 제공하는 무료 CV 라이브러리를 통해 개발된 '오픈CV'다. 오픈CV는 스마트폰, 웹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로봇 분야 등에도 널리 활용되는 기술로 '비올라-존스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

하베이가 고안한 방법은 'CV 대즐(Dazzle)'이다. 대즐의 사전적 의미는 눈부심 때문에 안 보이게 한다는 뜻이다. CV가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양쪽 볼에 문양을 그리는 등의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핵심은 눈, 코, 이마 사이 간격을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CV가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중요 데이터다. 머리카락으로 눈 사이 간격을 가리거나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 일부를 덮는 등의 방법이 있다.

또한 눈 부분을 가리거나 사람 머리 모양을 식별할 수 있는 타원 모양이 아닌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왼쪽, 오른쪽 얼굴을 비대칭으로 만드는 것도 식별을 어렵게 한다.

그는 화장은 피부색과 대비되는 톤을 사용하고, 일반적인 화장법과 다른 방식을 쓸 것을 권했다. 이를 테면 양쪽 볼에 흑백으로 대비되는 문양을 그리는 식이다.

관련기사

끝으로 아이쉐도, 마스카라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강조되는 부분이 있는 탓에 CV가 보다 쉽게 얼굴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은 그 사람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는 개인정보로 분류된다. 하베이가 제안한 얼굴 암호화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일종의 자기결정권을 부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