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윈도폰 브랜드 제품인 '루미아' 시리즈에 투입할 것이란 흥미로운 루머가 돌고 있다. 사실이라면 MS가 윈도폰 간판제품의 브랜드 전략을 확 뜯어 고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모바일 전문 사이트 폰아레나는 7일 업계 비공식 정보를 주로 내놓는 '이브리크스(@evleaks)'를 인용해 지난주 유출된 최신 노키아폰 '루미아830' 단말기가 안드로이드를 품고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루미아830의 존재는 지난주 중국 소셜네트워크 '바이두'를 통해 처음 예고됐다. 루미아830은 단말기 외관 사진과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 화소 등 일부 사양이 유출됐을 뿐, 성능이나 출시 시기는 불분명했다.
당초 루미아 시리즈는 노키아가 MS에 인수되기 전부터 전략적으로 밀어 온 윈도폰 간판 제품 브랜드였기에, 업계는 루미아830을 MS가 노키아 인수 후 처음 내놓는 '윈도폰' 단말기일 거라 점쳤다. 루미아830이라는 명칭만 놓고 보면 지난 2012년 보급형 윈도폰 '루미아820'의 후속 모델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다.
이런 업계 정황과 예상을 뒤엎고 MS가 루미아830을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으로 내놓는다면, 루미아는 더이상 윈도폰 기기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게 된다. 이는 MS가 윈도폰 위주로 꾸려 온 모바일 플랫폼 전략의 무게중심을 대거 이동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암시일 수 있다.
루미아830을 윈도폰 기기로 예상케 만든 또다른 근거는 노키아가 MS에 인수되기 전에 내놓은 '노키아X', '노키아X+', '노키아XL' 등의 존재였다. 이 단말기는 노키아가 개발했지만 윈도폰OS를 쓰지 않았기에 루미아 시리즈의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됐다.
MS가 실제로 루미아830을 안드로이드 단말기로 만들어 내놓으려 한다면, 그 속내는 어떤 것일까? 이는 MS가 OS보다는 '서비스'를 플랫폼 전략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기존 의도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MS는 몇년 전부터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결합(Device+Service)'이라는 전략을 강조해 왔다. 소프트웨어(SW) 자체보다는 이에 기반한 단말기와 클라우드간의 연계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이를 스마트폰 제품 전략에 적용해 보면 루미아 단말기의 경쟁력은 윈도폰이란 OS가 아니라, 해당 단말기와 그에 탑재되는 빙(검색), 아웃룩(메일), 원드라이브(파일저장), 스카이프(커뮤니케이션)같은 MS 클라우드서비스의 화학작용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 경우 스마트폰의 OS가 윈도폰이냐 안드로이드냐는 사용자에게 중요치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MS가 이미 몇몇 지역에서 노키아 안드로이드폰보다 먼저 성과를 냈던 윈도폰 브랜드를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도 확대 사용한다 해도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게 된다.
MS가 루미아830을 통해 윈도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브랜드를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도 쓸 계획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루미아 브랜드와 관련된 전략이 기존과 달라질 것이란 정황은 다른 사례로도 암시된 바 있다.
MS가 몇년째 내놓고 있는 자체 태블릿 '서피스' 시리즈를 통해서도 이를 짐작 가능하다. 서피스는 MS가 윈도8을 띄우기 위해 제조사들에게 PC와 태블릿 역할을 겸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기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는 역할로 등장했는데, 앞서 언급한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결합 메시지의 대표 제품이다.
관련기사
- 노키아 윈도폰 루미아830 추정 제품 유출2014.07.07
- "MS, 태블릿 브랜드 '서피스' 버린다"2014.07.07
- MS, 노키아X2에 구글 대신 오페라 브라우저 도입2014.07.07
- "MS, 노키아 안드로이드폰 계속 판다"2014.07.07
그런데 지난달말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브리크스는 MS가 브랜드를 간소화하기 위해 '서피스'라는 명칭을 버리고 해당 태블릿 계열 제품을 루미아 범주로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MS가 서피스라는 명칭을 쓰는 동안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려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높진 않지만, 내년 봄 출시할 차세대 윈도 '스레시홀드'를 통해 기술적으로 모바일과 태블릿 OS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MS 입장에선 고려할만한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