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제역할 못하는 비상발전기 많아"

일반입력 :2014/06/19 12:25    수정: 2014/06/19 15:08

에너지관리 솔루션업체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 정전시 비상발전기 가동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없는 상황이 심심찮게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대표 김경록)는 1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전력기술인협회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진행한 '비상전원 운용 현황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측은 최근 몇 년 간 계속된 전력난과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으로 전력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본격적인 전력 피크 시즌을 앞두고 안전 사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계약전력이 1천kW 이상인 한국전력기술인협회 회원사의 기업, 건물, 사업장 전기안전관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정전시 복구 전까지 예비전원 역할을 수행하는 비상발전기를 갖추고 있다는 곳은 90.3%로 나타났다.

하지만 예비전원인 비상발전기가 가동하기 전까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정전전원장치(UPS) 설치율은 40.2%에 그친다며 정전 위협 상황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채교문 IT사업본부(ITB)장은 "비상발전기는 가동후 전력 생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수술실, 응급실, 교통신호체계, 데이터센터 등 순간 정전만으로 큰 사고가 우려되는 시설에는 반드시 UPS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치된 비상발전기를 관리하는 실태가 미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전 상황을 가정한 '부하테스트'가 아닌 전원이상, 누수와 누유 등 기계고장이나 육안점검만 시행해 정전시 정상 작동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하테스트는 실제로 전력공급이 끊긴 상황을 가정해 비상발전기에 일정 수준의 부하를 걸어서 실제 성능을 점검하고 전력 계통상에 오류가 없는지 살피는 방법이다.

앞서 인용한 것과 같은 조사에서 비상발전기 시험 운전 시 무부하테스트만 시행한다는 곳이 66.2%였다. 부하점검을 한다는 33.8%의 사례 중 연간 10회 이상 실시하는 곳은 10.4%에 그쳤다.

무부하테스트만 시행할 경우에는 오히려 비상발전기내 연료의 불완전연소로 연소계통에 이물질이 쌓이게 만들어 정상운전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설명이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정전대비 해법으로 UPS 설치 확대와 '비상전원공급장치(EPSS) 테스트 솔루션’ 도입을 제안하며 육안에 의존하는 기존 테스트 방식에 비해 비상발전기의 작동 가능성을 제대로 보장할 것이라 주장했다.

EPSS 테스트 솔루션은 비상전원 상시 모니터링을 자동화한다. 비상전원의 각 부분별 점검 결과를 수치로 제공하고 전력계통 상태를 파악한다. 정전시 비상발전기 등의 예비전력으로 전환해주는 자동절체스위치(ATS)도 점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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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본부장은 "갑작스러운 정전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의료사고, 교통사고, 산업재해와 같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상전원체계 도입과 상시적인 점검 시스템 마련에 소요되는 예산을 비용이 아닌, 추후 발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지난해에도 전기안전관리자 645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조사를 통해 비상발전기 보유 및 부하테스트 실시 여부 현황을 파악했다. 당시에도 정전시 높은 비상발전기 설치율만큼 안정적인 예비전력 전환이 이뤄지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문제로 꼽힌 건 관리 소홀과 부실점검이었다. UPS 얘기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