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HDD, 스마트폰 용량 ‘무한확장’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

일반입력 :2014/06/13 07:25

권봉석

씨게이트 와이어리스 플러스(이하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USB 외장형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와이파이 기능을 더하고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이다. PC에 꽂으면 USB 외장형 HDD로 쓸 수 있고 전원 버튼을 눌러 와이파이 기능을 켜면 HDD 안에 저장된 사진·음악·동영상 등 콘텐츠를 다운로드나 복사 없이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접속에 필요한 앱 ‘씨게이트 미디어’는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백업한 파일까지 백업하는 기능까지 갖추도록 업그레이드 됐다. 값은 2TB 제품이 24만9천원, 1TB 제품이 19만9천원이다.

오래가는 배터리 “한번 충전에 10시간”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들고 다니면서 와이파이를 이용해 파일을 읽고 쓰는 제품인 만큼 배터리 지속시간을 주목해야 한다. 비슷한 기능을 지닌 같은 회사 제품 ‘고플렉스 새틀라이트’가 처음 등장했을 때 고작 5시간밖에 못썼지만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최대 10시간을 쓴다. HDD나 마이크로SD카드를 쓰는 다른 제품보다 사용 시간이 더 긴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 정도 시간이면 2시간짜리 영화라면 네 편에서 다섯 편 정도 볼 수 있고 오전에 나가면서 전원을 켜면 오후에 들어올 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필요할 때만 켜서 쓴다면 하루 내내 충전 없이 거뜬히 쓸 수 있다. PC에 꽂아 놓으면 USB 외장형 HDD로작동하면서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한다. 단 PC에 꽂으면 와이파이 기능은 쓸 수 없다. 와이파이 기능을 쓰면서 충전하려면 스마트기기 보조배터리나 함께 딸려 온 전원 어댑터를 쓰도록 설계됐다.

기기·운영체제 안 가리는 강력한 호환성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80%에 가깝고 데스크톱PC나 노트북용 운영체제는 거의 윈도로 통일되다시피한 상태다. 이러다 보니 비슷한 기능을 지닌 일부 국내 제품은 안드로이드와 윈도만 지원하기도 한다.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자연히 선택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하다 못해 USB 외장형 HDD만 해도 윈도 운영체제에서 자주 쓰는 NTFS 형식 일색이다.

그러나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와 애플 iOS·OS X를 모두 지원한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뛰어나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자주 쓰는 NTFS 형식을 애플 맥북에어·아이맥 등에서 읽고 쓰기 위한 드라이버도 함께 준다. 백업/관리용 애플리케이션 ‘씨게이트 미디어’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 모두 등록되어 있다. 표준 규격인 와이파이를 쓰기 때문에 연결할 때마다 기기마다 다른 케이블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넉넉한 용량 “스마트폰 10배 이상”

요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저장공간은 32GB가 기본이지만 운영체제와 기본 설치 앱이 차지하는 용량을 빼고 나면 실제 쓸 수 있는 저장공간은 24GB 수준이다. 여기에 여행을 다니며 풀HD 동영상을 찍으면 앱과 음악, 게임으로 북적이는 스마트폰 내부가 더욱 비좁아진다.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SD카드를 꽂을 수 없는 아이폰이나 넥서스 시리즈는 이미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지워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국내 출시 제품 기준으로 기본 용량이 1TB에서 시작한다. 스마트폰 용량의 수십 배가 넘는 용량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씨게이트 미디어’를 실행해 사진·동영상을 와이파이로 백업하고 그만큼 용량을 비울 수 있다. 자체 와이파이망을 만들기 때문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도 쓸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굳이 노트북을 챙겨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가벼운 울트라북이라 해도 1kg을 넘나드는 것을 생각해 보면 300g이 안되는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좀 더 몸을 가볍게 해준다.

결론 : 스마트폰에도 외장 HDD가 과연 필요한가?

관련기사

이 제품은 사진을 백업하고 음악이나 영상을 자유롭게 담아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기존 외장 HDD의 본질이 PC와 연결해 대용량 파일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휴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 이 제품은 연결성을 스마트폰까지 확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과연 스마트폰이 PC처럼 외장HDD가 정말 필요한 기기인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다.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이 보통 마이크로SD 카드를 포함해 32GB에서 64GB 정도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충분한 용량이다. 5년전 아이폰3GS 출시 이후로 여전히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저장용량이 64GB인 이유다.

스마트폰에서 쓰는 고용량 파일이 결국 동영상이나 음악과 같은 미디어 파일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무선 네트워크 환경도 이 제품의 효용성을 반감시킨다. 데이터 요금부담 없이 음악이나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통신사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적잖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배터리 시간이나 제품 완성도 측면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제공하는 외장 HDD 중에서는 가장 쓸만하다. 그럼에도 와이파이 외장 HDD 자체는 아직까지도 꽤나 호사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