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근길’ 첫 경기…통신大亂 우려

지하철서 데이터 쏠림 현상 극심할 전망

기자수첩입력 :2014/06/12 17:12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가 18일 아침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에 예정돼 있어 이동통신3사가 긴장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이 큰 모바일TV를 통해 동일 시간대 월드컵을 보려는 이용자가 몰릴 경우 자칫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다음커뮤니케이션‧아프리카TV 등 포털을 비롯해 지상파3사의 ‘푹(pooq)’까지 ‘2014 브라질 월드컵’ 전 경기를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HD급 영상으로 실시간 생중계할 예정이어서, 출근시간 대 이동통신3사의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버스나 택시 등과 달리 출근 시간대 제한된 공간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의 경우 데이터 쏠림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통신사의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인 ‘최번시’는 오후 6~8시대다. 통상 출근시간대 트래픽은 퇴근시간대와 비교해 약 70% 수준이지만 지하철의 경우에는 오전 8~10시가 최번시라는 점이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그나마 23일과 27일에 예정된 한국경기가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오전 4시와 5시인 ‘최한시’에 예정돼 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이 많은 최번시는 요일, 시간, 장소에 따라 모두 다르다”며 “일례로 점심시간대인 10~12시가 일반적으로는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적은 최한시이지만 명동의 경우에는 비슷한 시간대인 오후 1~2시가 최번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오전 7~10시가 타 지역에서는 최번시가 아니지만 지하철의 경우에는 이 시간대에 데이터 트래픽이 몰리는 시간대라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DMB를 통해서도 월드컵 시청이 가능하지만 지하철의 특성상 음영지역이 없고 HD급의 선명한 화질로 시청이 가능한 모바일 실시간TV의 선호 추세가 높은 것도 데이터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또 지난 4월 이통3사가 LTE 데이터 무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한 이후 이들 가입자를 중심으로 데이터 사용량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통사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전 출근시간대는 하루를 기준으로 평균보다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이 30% 더 나온다”며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낮은 새벽 시간대를 고려하면 크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한국경기가 열리는 날 특정 장소 등을 고려해 기지국 관리나 용량 증설 대책 등을 준비하고 있고 지하철은 특별관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도 각 부서별로 지하철 엔지니어링팀을 두고 네트워크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LG유플러스 역시 네트워크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유사시 기지국 트래픽 분산 장비 투입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KT 관계자는 “각 지하철 노선 구간마다 트래픽 과다 사용에 대비해 채널카드나 용량 증설 등 호소통 대책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핸드오버 구간까지도 점검 중이고 100% 완벽하지 않더라도 원활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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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하루 중 가장 트래픽이 많은 평일 퇴근 시간대 트래픽의 10배 수준까지도 기존 네트워크에서 수용 처리할 수 있고, 유사시 기지국 트래픽 분산 장비 투입도 대비하고 있다”며 “시청광장 등 대규모 인파가 운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도 유사시 이동기지국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통사들은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VOD 이용률 등이 크게 늘어 모바일TV 접속자 수와 데이터 트래픽이 각각 25%, 15% 증가했었다는 점에서, 월드컵 때도 접속자 수는 25~30%, 데이터 트래픽은 15~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