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품은 아웃도어 카메라 "수심 10m 거뜬"

후지필름 XP70 리뷰

일반입력 :2014/06/09 16:10

권봉석

5월 말에서 6월 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인기 있는 IT제품 중 하나가 바로 방수카메라다. 평소에는 즐기기 힘든 다이빙 등 수중 스포츠를 즐기면서 바닷속 풍경을 찍어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도 방수팩을 씌우면 충분히 물속에서 쓸 수 있지만 수심 깊은 곳까지 가지고 들어갔을 때 얼마나 버틸지에 대한 보증이 없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아웃도어 바람이 불면서 험하게 써도 탈 없는 카메라를 찾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에 최근 출시된 방수카메라는 방수 성능과 함께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버티는 충격흡수 기능까지 가진 경우가 많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가 지난 4월 출시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XP70(이하 XP70)도 10미터 깊이 물 속에서 쓸 수 있는 방수 기능, 1.5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작동하는 내충격 기능을 함께 갖췄다. 여기에 와이파이로 사진을 전송하는 기능으로 편리함을 더했다.

렌즈부터 메모리, 플래시까지 ‘물샐 틈 없다’

사실 와이파이 기능은 요즘 나오는 카메라에 대부분 내장되는 기능이라 크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방수카메라에 와이파이 기능이 들어갈 경우 분명한 이점이 있다.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꽁꽁 여며놓은 마개를 여는 수고 없이 전원만 켜면 사진을 다른 기기로 내보낼 수 있다. 물론 배터리를 다 쓴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마개를 열어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꽂거나 배터리를 갈아 끼워야 한다. 원형 다이얼 가운데 있는 버튼을 누르면서 돌려야 마개를 열 수 있고 내부에는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고무 패킹을 덧댔다.

방수 기능이 주된 기능이다 보니 생김새도 일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는 많이 다르다. 보통은 본체에서 튀어나오기 마련인 플래시도 렌즈 바로 옆에 달았고 렌즈도 깨지거나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안에 넣었다. 조작에 쓰이는 버튼도 단추식이고 LCD 모니터 위에 보호 유리도 달았다.

전반적으로 화려함보다는 견고함에 더 신경을 썼다. 그만큼 무게도 늘어나기 마련인데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모두 넣었을 때 무게는 179g이다. 부피는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지면 감춰질 정도라 가지고 다니는데 불편함은 적다. 조작 버튼 모두 한 쪽에 모아 놓았고 자주 누르면서 초점거리를 조절하는 줌인/줌아웃 버튼은 부드럽게 눌린다.

카메라 화질은 보통, 수중모드 갖춰

센서 크기는 1/2.3인치로 카메라 기능을 강조한 엑스페리아Z2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효화소수는 1천640만개 수준인데 같은 센서 크기에 2천만 화소를 넘어가기도 하는 요즘 카메라를 생각해 보면 과한 수준은 아니다. 디테일이 필요하지 않다면 8백만 화소(3264×2448) 수준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센서에 얼마나 빛을 투과시킬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조리개값은 3.9에서 4.9를 오가는데 빠른 움직임보다는 멀리 떨어진 풍경 전체를 잘 담아내는데 적합하다. 다만 어두운 곳에서 셔터 찬스를 놓치는 일도 종종 일어날 수 있다.

화질은 비슷한 센서를 단 다른 카메라와 비슷한 편이다. 카메라에 달린 LCD 모니터로 봤던 결과물과 PC·노트북 모니터로 보는 결과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카메라가 자동으로 상황을 판단해 촬영 모드를 선택하는 자동 모드만 써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자동 모드 이외에는 아경이나 수중 촬영 등 상황에 맞는 모드를 골라 쓸 수 있고 완전 수동 모드는 없다. 화이트 밸런스나 감도(ISO)를 조절하고 싶다면 프로그램 AE 모드를 쓰면 된다.

10미터 이내서 “두시간 버틴다”

XP70이 가진 방수 성능과 방진 성능은 IP68인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지 등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고 방수등급은 민물에서 장기간 침수되어 수압을 받아도 정상 작동한다. 제조사가 밝힌 기준은 수심 10미터 이내에서 최대 120분 가량인데 20cm 가량 민물(수돗물)에 30분 가량 담근 다음 꺼내도 정상동작했다. 야외에서 쓰다가 진흙 등 이물질이 묻으면 물을 부어 씻고 닦아 쓰면 된다. 단 염분이 섞인 바닷물에서 오래 쓴다면 부품을 고정하는 나사가 부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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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충격 기능은 1.5미터 높이에서 두께 5cm 나무합판 위에 떨어뜨렸을 경우 버텨내는 수준이다. 단단한 바위나 콘크리트, 아스팔트 위에 떨어뜨릴 경우 깨질 위험도 있다. 따로 파는 액션캠 렌즈를 이용하면 보다 넓은 범위에서 색다른 촬영이 가능하지만 카메라를 보호하거나 감싸주는 기능은 없다. 자전거나 보트 등에 매달거나 고정하려면 다른 기구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후지필름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혹은 후지필름 포토 리시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다음 XP70이 만드는 와이파이 망에 접속하면 사진을 가져올 수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나 DSLR 카메라처럼 스마트폰을 리모컨 대신 쓰는 기능은 없다. 다만 와이파이 연동 기능이 사진 재생 메뉴 안에 있어 찾기 힘든 것은 흠이다. 가격은 27만원 선이며 방수·방진 기능을 갖춘 다른 아웃도어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