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포토프린터 “화질은 상위권, 앱은 하위권”

프린고 P231 리뷰

일반입력 :2014/06/09 15:16

권봉석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진 콘텐츠는 ‘찍어서 인쇄하고 보관하는 것’에서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놀이공원이나 유원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1회용 카메라나 즉석 카메라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스마트폰 사진을 인화지로 옮기고자 하는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 2012년부터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한 스마트폰 포토프린터가 이런 수요를 반증한다.

가우넷이 5월 중순 출시한 프린고 P231(이하 P231) 역시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을 와이파이로 인쇄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다. 애플 기기와 안드로이드 기기를 가리지 않는데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써서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바로 찍어낼 수 있다. 잉크가 들어간 리본으로 인화지 위에 열을 가해 인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감열식 인쇄를 하는 다른 제품보다는 더 나온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가방에 넣어 다닐만한 수준

‘휴대성’이라는 한 마디에는 상당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가방이 있다면 가지고 다니기 편한 것인지,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지를 따지자면 P231은 당연히 가방에 넣어 다녀야 하는 제품이다. 크기도 가로 14.5cm, 세로 9.4cm에 두께도 2.5cm로 프린터보다는 작은 도시락에 가깝다. 물론 중앙에 동작 상태를 나타내는 LED와 전원버튼이 달려 있어 착각할 가능성은 낮다. 배터리와 인화지, 인쇄용 카트리지를 넣은 상태 무게는 394g이며 대용량 보조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마트폰·태블릿과 와이파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따로 연결단자는 안 달았다. 흔히 있을 법한 충전단자도 없다.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제품 위 커버를, 전용 인화지는 제품 아래 커버를 열어 넣을 수 있다. 인쇄 카트리지는 오른쪽 아래 버튼을 살짝 누르면 열리는데 반대로 닫을때는 힘을 주어 꾹 눌러야 한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지만 배터리 커버를 한쪽 방향으로 밀면 쉽게 열리는 것은 흠이다.

인쇄를 하려면 스마트기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와이파이로 접속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프린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고 무료다. 와이파이를 활성화하고 기기와 접속하는 것은 다른 포토프린터와 비슷하지만 클라우드에 사진을 백업할 수 있는 계정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유용한 기능이긴 하지만 기기 본래 목적인 사진 인쇄와 거리가 있는 만큼 필요한 사람만 만들게 하는게 낫다.

인쇄 품질은 ‘중상급’, 배터리 시간은 ‘불만’

프린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사진 찍기’나 ‘사진 선택’을 이용해 출력할 사진을 고르고 인쇄 매수를 선택한 다음 ‘인쇄’버튼을 누르면 P231로 사진이 전송된다. 흔히 쓰이는 8백만 화소 사진도 2~3초 안에 와이파이로 전송된다. 전용 인화지가 프린터를 오가면서 옐로(Y)→마젠타(M)→시안(C) 순으로 색상을 입히고 코팅을 마친다. 사진 전송 버튼을 누르고 인쇄가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 내외다. 인화지 크기는 54×86mm로 명함이나 신용카드와 비슷하다.

출력 품질을 따지는 데 흔히 쓰이는 dpi(인치당 도트수)는 290dpi로 사진인쇄 기능을 갖춘 포토프린터의 절반 수준이다. 감열식으로 출력하는 LG전자 포켓포토2,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등 감열식 필름을 쓴 제품보다는 뛰어나지만 캐논 스토리샷보다는 떨어진다. 인쇄 용지가 작기 때문에 색상을 덧입힐 때마다 틀어지거나 어긋나는 경우는 적지만 짙은 색으로 인쇄할 경우 세로줄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원본 사진과 비교하면 색 농도가 약간 옅어지지만 품질은 나쁘지 않다.

배터리 용량은 550mAh이고 완전 충전하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배터리 용량은 프린고 애플리케이션에서 설정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한 장을 출력할 때마다 10% 가량 배터리가 줄어든다. 한 번 충전으로 9~10장 정도 찍을 수 있는 셈이다. 본체에 충전 단자가 없는데다 배터리를 전용 충전기에 올려 놓고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에 오래 가지고 다닐때는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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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에 필요한 전용 인화지는 카트리지와 인화지가 한 묶음이며 공식 판매처 기준으로 30장 묶음은 1만5천원, 100장은 4만5천원이다. 장당 출력 비용은 500원에서 450원을 오간다. 사진을 자주 인쇄한다면 100장 묶음을 사는 것이 가장 이득이다. 인화지는 본체 안에 최대 열 장까지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카트리지와 인화지를 함께 갈아 줘야 한다.

프린고 P231은 출력 화질은 만족스럽지만 전용 앱이 상당히 쓰기 불편하다. 처음 설정할 때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록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다 사진을 출력할 때마다 사진을 백업할 것인지 끈질기게 묻는다. 사진을 출력하면 앱 기능을 홍보하는 작은 창이 떠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말로 된 기능 설명도 어색해서 없는 것보다 못하다. 업데이트를 통한 수정·보완이 시급하다. 인화지 10장 묶음을 포함한 가격은 14만9천원으로 다른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