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용 포토프린터 "완성도 아쉽다"

캐논 스토리샷 S130 리뷰

일반입력 :2014/05/07 14:58

권봉석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관/백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하지만 파일이 디지털화된 형태로 오가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인쇄해서 전달해야 할 때는 곤란함을 겪기 마련이다. 사진 인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동네 사진관을 찾기 어렵기도 하고 온라인 인화 서비스는 사진을 받아 보는데까지 최소 이틀 이상 걸린다. 사진 출력이 잦은 사람이라면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다.

무엇보다 파일이 담긴 메모리카드를 맡기거나 인터넷을 통해 웹하드 등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나 사생활 유출 염려도 있다. 사진 인쇄 기능을 갖춘 프린터를 따로 장만하는 것도 좋지만 이미 쓰고 있던 프린터가 있다면 선뜻 사기 망설여진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스토리샷 S130(이하 S130)은 굳이 온라인 인화 서비스를 찾거나 발품을 팔 필요 없이 스마트폰 사진을 찍어낼 수 있는 포토 프린터다. 감열식 필름을 쓴 다른 프린터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인화지 크기도 가장 널리 쓰이는 4×6인치라 사진틀이나 앨범에 끼워 보관하기도 좋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픽트브리지(DPOF)를 지원하는 카메라를 연결하면 출력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충전 기능까지 갖췄다.

토스터 닮은 외관, 부피 덜 차지해

S130은 가로 17.5cm, 세로 15.5cm로 택배 물건을 담는 상자와 크기가 비슷하다. PC용 프린터와 달리 책상 위에 올려 두어도 많은 부피를 차지하지 않는다. 연결단자는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는 5핀 마이크로USB 단자와 디지털 카메라·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는 USB 단자로 두 개다. 5핀 마이크로USB 단자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부피가 큰 스마트폰도 안정적으로 올려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넥서스5처럼 케이블이 거꾸로 꽂히는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쓰기는 어렵다.

제품 왼쪽을 열면 인화지와 색채 필름이 결합된 일체형 카트리지(SA-36)를 넣을 수 있다. 제품 오른쪽의 USB 단자에 아이폰 30핀 케이블이나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면 5V 1A로 충전되지만 직접 인쇄는 불가능하다.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꽂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충전과 인쇄가 동시에 가능하다. 직접인쇄 기능을 지원하는 디지털 카메라를 연결해도 인쇄가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앱 설치 ‘난해’

사진을 인쇄하려면 구글플레이에서 전용 안드로이드 앱 ‘스토리샷’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앱을 실행하면 안드로이드 4.2.2 이상에서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먼저 나타난다. 세부 사항을 확인하려 했지만 관련 웹사이트도 없는 주소다.

안드로이드 4.4.2(킷캣)가 설치된 구글 넥서스5를 꽂은 다음 몇 번 앱을 실행하니 그제서야 펌웨어 업데이트를 알리는 안내 메세지가 나왔다. 앱 기능을 이용해 S130 펌웨어를 3.77에서 3.79로 업데이트하면 사진 출력이나 인식에는 문제가 없다. 앱을 안드로이드 4.2.2 이상에서 쓸 수 없다는 것인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는 것인지 모호한데다 해결 방법에 대한 안내도 부실하다.

사진을 인쇄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앱을 실행한 다음 ‘사진 찍기’나 ‘사진 선택’을 이용해 출력하려는 사진을 고르고 인쇄 매수 등을 선택한 다음 ‘인쇄’버튼을 누르면 S130으로 사진이 전송된다. 사진 용량이나 해상도에 따라 사진을 전송하는 데 1~2초 정도 차이가 있다. 내장된 인화지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내고 옐로(Y)→마젠타(M)→시안(C) 순으로 색상을 입히고 코팅을 마친다.

사진 전송부터 출력까지 걸리는 시간은 90초 내외다. 인화지 크기는 사진 인쇄에 널리 쓰이는 4×6인치다.

스토리샷 앱은 촬영된 사진을 꾸며 출력하거나 공유하는 기능도 갖췄다. 하지만 그림틀과 배경무늬를 한 번 적용했다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출력 품질 ‘만족’, 호환성 ‘불만족’

출력된 사진 품질은 LG전자 포켓포토2,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등 감열식 필름을 쓴 제품보다 뛰어나다. C/M/Y 세 색만 쓰기 때문에 온라인 인화 서비스나 사진 인쇄용으로 추가 잉크를 더 쓰는 포토프린터로 찍은 사진보다는 당연히 떨어진다. 일반적인 용도로 쓰기에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화지 위에 색상을 차례대로 덧씌우는 방식이라 한 색상이라도 본래 위치에서 어긋나면 사진 초점이 흔들린 것처럼 번지거나 겹쳐보인다. 특히 인화지를 몇 번씩 본체 안으로 넣었다 빼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손을 쓸 방법이 없다.

제품에 딸려온 일체형 카트리지는 최대 10장까지 출력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카트리지를 새로 사야 한다. 전용 카트리지인 SA-36은 인화지를 36장 내장하고 있다. 공식 판매처에서는 이 카트리지를 2만4백원에 판매하므로 장당 출력 비용은 약 567원이다. 10개·20개 단위로 대량 구매할 경우 5%~10% 가량 가격이 낮아지므로 장당 출력 비용은 더 떨어질 것이다.

스토리샷 S130의 가장 큰 단점은 화질이나 인쇄 속도가 아니라 호환성이다. 픽트브리지(DPOF) 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를 연결해도 출력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일부 카메라는 마이크로USB 단자로 충전을 겸하기 때문에 막상 케이블을 꽂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연결해 쓸 수 있는 기기가 안드로이드밖에 없다. 제품 높이가 10cm 가량이라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거치대처럼 쓰기도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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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기기와 연결 방법도 혼란스럽다. 전용 앱 ‘스토리샷’을 실행하면 안드로이드 4.2.2 이상 기기에서 쓸 수 없다는 메세지가 나오지만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치면 정상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공식 웹사이트의 답변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격은 12만원 전후로 저렴한 편이지만 선뜻 추천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애플 iOS를 모두 지원하는 다른 회사 제품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