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9일부터 5인 상임위원 체제로 돌아간다.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 고삼석 후보자가 약 두 달간 지각 임명이 되면서 방통위의 정상화가 이뤄졌다.
9일 방통위에 따르면, 고삼석 상임위원 후보자는 이날 청와대 임명 재가를 받았으며 임명장 수여가 진행된 이후 곧바로 출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삼석 후보자에서 상임위원 임명까지 두달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은 국회(3명), 청와대(2명)의 추천으로 구성된다. 고삼석 위원은 국회 야당 몫의 추천을 받고 여야 합의를 거친 뒤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지만, 그동안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 임명 거부에 앞서 방통위는 외부 민간의 문제제기에 따라 법제처 유권해석을 거쳐 국회에 재추천을 의뢰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방통위 설치법 제5조에 따른 상임위원 자격 여부를 두고 결격 사유가 있었다는 것이 당시 방통위 사무국의 설명이었다.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3월초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조해진 의원실이 고삼석 후보자의 결격사유를 검토하면서다. 이후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방통위에 민원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여야는 고삼석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이 부적격 인물을 추천했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여야 합의를 거친 뒤 국회 본회의까지 최다 득표로 통과했는데 여당이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국회에서는 고삼석 후보자를 임명키 위해 방통위 설치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까지 나왔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계류됐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고삼석 후보자와 함께 야당 추천을 받은 김재홍 상임위원이 3기 방통위 초기 약 한달간 파행적인 운영이라면서 고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는 동시에 전체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예견된 방통위 파행 운영이 극에 달하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김재홍 위원은 KBS와 SNS 이용실태 등 현안이 심각해 회의에 다시 참가한다는 뜻을 밝히고, KBS 재난방송과 보도개입 등의 문제에 집중해왔다.
■합의제 기구 본질 갖춘 방통위, 바로 앞 닥친 현안은?
고삼석 위원의 가세로 3기 방통위는 기본적으로 설치법 상 합의제 기구 위용을 다시 갖추게 됐다. 또 여야 추천 위원의 구도를 3대1에서 3대2로 불균형을 다소간 해결하게 됐다.
법적 근거를 중시하는 판사 출신 위원장과 함께 여권 추천 위원과 야권 추천 위원에 각각 국회 출신 위원 한명과 업계 전문 지식을 갖춘 위원 한명씩 자리를 잡은 점도 고무적이다. 최소한 기본적인 합의틀을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3기 방통위는 출범 이후 부위원장 호선이나 운영지침,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관련 등 외에 여야 위원간 이견을 낼만한 사안을 다루지는 않았다. 김재홍 위원이 주요 안건으로 직접 발의한 KBS 사태 외에는 충분한 토론보다는 사무국에 맡기는 업무를 주로 진행해왔다.
5인의 상임위원 체재가 출범하면서, 당장 오는 12일 예정된 전체회의부터 고삼석 위원을 포함해 모든 상임위원이 참석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당장 방통위가 해결해야 하는 업무는 이달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령과 고시 마련, 추가 영업정지 시기를 미룬 안건 등 통신 관련 사안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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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관련 사안으로는 KBS 길환영 사장 해임 결정 이후 재난방송 관리체계 점검과 종합편성채널PP MBN 재승인 등이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4인체제로 운영되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생길 수 있는 부담을 덜게 됐다”며 “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는 시점에서 상임위원 한명의 공백기가 더 길어지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