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도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향후 10년 간 총 4천억원 규모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산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한상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산업융합PD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포럼 조찬세미나에서 “포스트(post) 스마트폰 시대의 대안으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가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내 중소기업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정부에서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오는 2015년이면 420억달러(약 42조8천억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최근 일제히 웨어러블 시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관련 논문과 특허 출원건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관련 산업 기반은 아직 취약한 상태다.
한상철 PD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사물인터넷에 대응해 플랫폼과 부품 단위에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수면 아래에 있는 상태”라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기 위해 살펴보면 국내 솔루션 기업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고 시간을 끌다가는 산업 중흥 기회를 놓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범부처 협력사업으로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용 핵심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게 될 경우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총 10년 간 총 4천100억원이 차세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분야에 투입된다.
개발사업은 크게 소재부품 기술분야와 플랫폼 기술분야로 나뉘며 ▲웨어러블 입력기술 ▲웨어러블 출력기술 ▲웨어러블 처리기술 ▲웨어러블 전원기술 ▲생활·문화 플랫폼 기술 ▲특수업무 플랫폼 기술 ▲사용자·기기 연결 플랫폼 기술 등 7가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선도형 기술 26건 이상, 핵심원천특허 82개 이상, 글로벌선도기업 30개 이상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선도기업 중에서는 5개 이상의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10년 간 105조3천억원에 달하는 매출과 15만5천만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상철 PD는 이같은 계획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웨어러블 산업을 기존 IT 기기 기반이 패션·섬유 기반의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길거리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처럼 많은 수요자들과 이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는 ‘롱테일 시장’의 이점을 살려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IT 제품의 경우 중소기업은 부품의 공급자 역할만 하고 판매와 마케팅은 대기업이 맡아서 하다보니 결국 중소기업들은 부품 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리다가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 직격탄을 맞는 구조였다”면서 “반면 웨어러블은 패션처럼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분야인 만큼 개방형 생태계를 통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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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에는 반도체 업계에서 많은 인원이 참석해 차세대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는 “과거 실리콘밸리에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시장을 겨냥해 하드웨어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기기 산업은 향후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