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국내 센서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바일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을 비롯해 로봇, 의료기기 등 신성장산업의 발전과 함께 첨단센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효덕 전자부품연구원 단장은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최 시스템반도체산업포럼 조찬세미나에서 “센서는 전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핵심기술로 국가산업경쟁력의 핵심 요체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으로 국내 기업 경쟁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센서 시장은 지난 2012년 796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0년 1천417억달러로 연평균 9.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센서에 반도체, 나노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등 제조기술을 접목해 환경감지 기능을 큰 폭으로 개선하거나 데이터처리, 자동보정, 자가진단, 의사결정 등 기능을 내장한 지능형 센서를 통칭하는 첨단센서의 비중은 현재 19%에서 오는 2020년에는 49%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표적인 센서 적용 분야인 스마트폰만해도 지자기센서, 3축가속도센서, 자이로스코프, 카메라, 마이크로폰 등 평균 5종 이상의 센서가 탑재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분야인 자동차에는 한 대당 평균 30종 160여개 센서가 적용된다.
하지만 센서산업은 기술진입 장벽이 높아 선진국과 일부 기업이 과점 형태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기업이 세계 센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센서시장 규모는 48억달러로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 생산액은 11억5천만달러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1.6%에 그쳤다.
특히 국내 기업은 기술력 부족 등으로 센서칩을 수입해 모듈화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센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50억원 미만 업체가 63%를 차지할 정도로 기업 규모가 매우 영세하다. R&D 투자도 미비한 상황이다. 척박한 센서 국내 환경 속에 현재 센서칩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박효덕 단장은 “자동차와 모바일 등 주력산업 발전과 디지털헬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신성장산업이 출현하는 상황에서 센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은 첨단센서 기술력 부족과 일반센서의 가격경쟁력 취약으로 샌드위치 상태”라며 “센서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지 못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던 게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최근 센서 기술이 첨단소형화·지능화·복합화되는 추세로 발전하고 첨단센서를 중심으로 한 센서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센서의 개념을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수요자가 사업화를 원하는 분야와 연계해서 복합센서에 투자하고 서비스 모델을 창출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이 추구해야할 사업모델로는 미국 인벤센스사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활용해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기기의 개발을 돕는 ‘모션앱스’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내놓았다. 다양한 사업 분야와 연계해 해당 분야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해주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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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5년부터 6년 간 총 1천508억원을 투입해 첨단센서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특히 기술개발에만 1천400억원의 예산이 집중된다. 산업부가 지난 2012년 12월 수립한 ‘센서산업 발전전략’은 지난해 하반기 ‘첨단센서 육성사업’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대규모 예산 지원의 물꼬가 트인 상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센서산업 고도화를 통한 센서 4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첨단센서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세계 센서시장 점유율을 5%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센서기업도 20개사를 육성한다는 세부 목표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