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미세화 기술 어디까지 왔나

모바일·웨어러블 열풍에 소형화 중요성 더 높아져

일반입력 :2014/02/01 10:45    수정: 2014/02/02 11:30

정현정 기자

#미국 텍사스주립대(UTA) 연구팀은 최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바탕으로 크기가 1.8mm에 불과한 스마트폰용 초소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했다. 휴대폰 표면에 이를 수백개 부착하고 바람이 부는 곳에 놔두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은 최근 꿀벌 개체수 급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초미세 반도체를 이용하고 있다. 벌 5천여 마리에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칩을 장착해 벌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식이다. 이 칩들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2.5mm에 불과해 벌의 등에 부착할 수 있다. 호주 과학자들은 이 센서의 크기를 줄인 후 기능을 추가한 다음 파리나 모기같은 작은 벌레에 장착해 이들의 포괄적인 행동양식을 알아내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 개발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콘택트렌즈에는 작은 칩셋과 센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이 탑재된다. 피를 뽑는 대신 렌즈에 장착된 센서가 눈물 속의 포도당을 체크해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혈당 수치가 이상 반응을 보이면 LED 조명에 불이 들어와 이용자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초소형 반도체를 다양한 분야 연구에 활용한 사례들이다. 최근 기술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로 반도체 칩 크기가 점차 미세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와 함께 인체에 부착하거나 삽입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미세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패키지의 평균 사이즈는 기본적으로 8x8이나 7x7mm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가로 세로 각각 2mm 정도로 4제곱미터(㎡) 정도까지 크기가 작아졌다. 유럽의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최근 내놓은 가속도센서의 경우 크기가 2x2x1mm 수준이고 손떨림 보정 카메라 모듈 등에 탑재되는 초소형 2축자이로스코프는 2.3x2.3x0.7mm로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면적은 50%, 부피는 50%가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하면 떠오르는 검정색의 네모난 패키징을 제외할 경우 크기가 1mm 이하로도 작아질 수 있다. 보통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사각형의 반도체IC 안에는 기구구조물을 함께 탑재해 전기적인 신호와 물리적인 움직임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MEMS 다이와 메모리나, 파워IC, MCU 등이 탑재되는 ASIC 다이가 동시에 탑재된다.

MEMS 다이 자체는 패키징을 거치지 않은 웨이퍼레벨로 이뤄지기 때문에 1mm 이하로 작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웨이퍼만 이용할 경우 충격에 약해서 깨지기 쉽기 때문에 보통 반도체IC 형태로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일 뿐이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안구에 삽입하는 형태의 콘택트렌즈가 좋은 예다. 구글 렌즈의 경우 일반적으로 전자제품에 쓰이는 패키지 형태의 반도체 칩이 아니라 다이가 그대로 들어갔다. 렌즈 위에는 전도성 코일이 올려져 있고 한쪽에는 혈당을 측정하는 글루코사 센서가 있다. 혈당측정 센서의 경우 한가지 기능만 구현하면 되기 때문에 크기가 훨씬 작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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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형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차장은 “반도체IC의 경우 제일 많이 쓰이는 곳이 휴대폰, 태블릿, 내비게이션 등 소형화 기기들이 많고 크기에 민감하다보니까 2~3년전에 비해 크기가 점차 소형화되고 있다”면서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개수가 비용 효율성을 나타내다보니 사이즈가 작아지면 생산비용도 저렴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MEMS 센서는 향후 바이오, 메디컬, 헬스, 에너지 하베스팅 등 다양한 분야로 무궁무진하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소형화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가 작아지는 만큼 업계의 고충도 있다. 크기가 너무 작아질 경우 이를 패키징하거나 기판에 납땜(SMT) 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