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의 정말로 대담한 도전

일반입력 :2014/05/27 17:55

황치규 기자

엘론 머스크는 언제부터인가 외신에서 심심치 않게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인물이 됐지만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비교해 개인적으로 관심을 덜 가졌던게 사실이다.

페이스북이나 애플처럼 엘론 머스크가 내가 자주 쓰는 뭔가를 만들지 않아서이지 싶다. 그런데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을 읽었더니 그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다.

그가 이끄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나 로켓 제조 업체 스페이스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SNS 관련 해외 소식과 비교해 테슬라나 스페이스X는 솔직히 말해 나의 눈길이 많이 가는 주제는 아니다. 그가 하고 있는 도전의 주제보다는 도전의 규모가 무척이나 흥미롭다.고정관념을 깨는 강도와 도전의 리스크를 놓고보면 책속에 비친 엘론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를 뛰어 넘는 혁신가다.

그가 이끄는 테슬라나 스페이스X 모두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 조차도 쉽게 상상하기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추구한다. 기존에 있는 것을 크게 개선하는 수준은 확실하게 넘어섰다.

자동차 산업이 어떤 곳인가. 거대한 부품 생태계를 거느린 중후 장대형 산업의 대명사다. 고정관념속에서 자동차 산업은 실리콘밸리와 심리적인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다.

테슬라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뿌리채 뒤흔들었다. 자동차 비즈니스에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었다. 핵심은 실리콘밸리 벤처 시스템과 자동차 비즈니스의 결합이었다. 테슬라는 IT와 가전에 가까운 제조 기법을 도입해 비용을 절감했고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 일환으로 무료 충전소도 곳곳에 세웠다.

지금까지 모델S 판매 상황은 순조로운 편이다. 2012년 6월 출시한 이래 현재까지 2만5천대 정도를 판매했고 2013년에는 유럽과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4년에는 거대 시장인 중국서도 판매된다.

엘론 머스크의 실리콘밸리 스타일은 자동차를 넘어 항공우주분야까지 정조준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 제조 분야에 벤처 기업 모델을 도입한 경우다. 책에선 이렇게 묘사된다.

자동차 제조 업체는 제작 비용을 낮추고자 설계를 표준화해 부품을 공유한다. 또한 같은 생산 설비를사용함으로써, 가동률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춘다. 마찬가지로 가전 제품 생산에도 이러한 방식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 방식을 로켓 개발에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머스크외에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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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우주 분야는 벤처 기업이 파고들기 어렵다는게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자동차 쪽에선 수십년간 건재했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포드나 GM의 절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자동차와 달리 NASA로 상징되는 기존 우주 개발 프로젝트의 장벽을 스페이스X가 확실하게 깰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나름 성과를 내고 있지만 리스크도 여전히 커 보인다. 도전의 규모와 위험은 비례할 수 밖에 없다. 요즘도 종종 나오는 스페이스X 관련 외신 뉴스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