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은 일상과 사회에서 사용되는 모든 제품에 녹아 들어 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은 더 안전해지고, 신뢰성 있고 혁신적인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톰 킨더만스 앤시스 아시아지역사업 총괄부사장은 15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CAE 소프트웨어회사인 앤시스는 줄곧 시뮬레이션 기술에만 집중해왔다. 특히 구조역학, 전기전자, 유동유체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다중 물리(Multiphysics) 기술을 보유했다.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시뮬레이션은 일반 사람에게 낯선 분야일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공산품들이 시뮬레이션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고 할 정도로, CAE 시뮬레이션은 곳곳에서 쓰인다.
휴대폰, 냉장고, 청소기, 선풍기 등의 물건뿐 아니라 수영복, 식료품에도 시뮬레이션이 사용된다. 톰 킨더만스 총괄부사장은 “휴대폰, 자동차, 항공기 등의 제품 개발 전 주기에 앤시스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활용된다”며 “보통 제품 개발을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시제품을 만들어 확인하는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개발초기부터 오류와 디자인 문제를 확인해 대처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포뮬러원의 레드불 레이싱팀은 앤시스의 다중물리기술 시뮬레이션을 차량 개발 전 단계에서 활발히 사용한다. 750마력의 엔진을 탑재하고 시속 330km의 속도를 내면서, 섭씨 1천도 이상의 배기온도를 버텨야 하는 자동차를 8만개 이상의 각 부품 디자인과 조립 완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시뮬레이션한다.
킨더만스 총괄부사장은 “레드불 레이싱팀은 한 아이디어를 내 혁신을 시도하려 할 때 디자인 단계부터 오류를 검증하고 실수를 바로잡는다”며 “결과적으로 시뮬레이션 기술로 새 차 개발주기를 크게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이 활용되는 또 다른 예는 수영복 제조사인 스피도다. 수영선수가 수영복을 입고 물속에서 얼마나 저항을 덜 받게 되는지 앤시스의 SW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축, 조선, 화학, 중공업 등의 전 산업계와 대학, 정부산하 연구기관에서도 시뮬레이션기술이 활용된다.
시뮬레이션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란 질문에 답을 찾는 수단이다. 현실에서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을 찾아내게 해준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 안전의 붕괴를 보이는 한국에서 시뮬레이션은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비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동석한 데이비드 스트리트 앤시스 아시아 마케팅&사업개발 이사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가상 테스트는 제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 경우의 수에 사전에 대비하게 해준다”며 “지진, 화재, 파손 등이 제품에 어떤 영향을 줄지 항상 물음표를 갖고 접근하는 가운데 시뮬레이션으로 그 질문의 답을 계속 확인할 수 있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엔 무한대의 변수가 존재한다. 어떤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안전성을 담보하려면 변수들의 영향을 미리 테스트하는 수밖에 없는데, 물리적인 테스트는 규모와 비용의 문제로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준비하지 않으면, 볼트 하나가 녹슬어 건물 전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시뮬레이션은 물리적인 테스트를 하기전까지 세상에서 벌어질 모든 시나리오를 가상으로 실험하고, 안전하고 믿을 만한 디자인을 찾아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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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트리트 이사는 “물리적으로 모든 걸 만들어 테스트하는 건 만들 때마다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여러 경우의 수 중 일부만 테스트하게 된다”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면 현실 테스트는 가상 실험의 반복으로 발견된 가장 유망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톰 킨더만스 총괄부사장은 “앤시스는 각 산업별로 특화된 제품을 제공하고, 고객과 상호작용하면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축적해 모든 제품에 도입시킨다”며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같은 최신 IT트렌드에 대해서도 혁신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