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굽힌 MS, 'X박스원' 띄우기 통할까

키넥트 제외한 X박스원 출시 결정

일반입력 :2014/05/15 10:30    수정: 2014/05/15 10:36

차세대 콘솔 게임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X박스원’ 띄우기에 본격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여러 정책들을 고수해온 MS가 고객들의 요구와 비판을 수렴함으로써 한발 앞서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PS4)를 추격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MS는 동작 인식 기기인 키넥트를 제외한 X박스원을 올 6월9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 동안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던 MS가 X박스원의 가격을 PS4 수준까지 낮춰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MS는 X박스원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규정, 키넥트와 X박스원 본체를 하나의 완성품으로 취급해 왔다. 마치 “키넥트 빠진 X박스원은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선전해 왔다. 이에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도 MS는 X박스원 본체와 키넥트를 동봉한 제품만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X박스원 출시 후 불과 반년 만에 뒤집히게 됐다. 키넥트를 빼고 100달러 가격을 낮춘 X박스원 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 이로써 올 9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홍콩 등에 출시될 예정인 X박스원의 판매량은 증가할 전망이다.

정식 유통 경로를 통해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다는 점도 X박스원 판매량 증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PS4는 지나 4월6일 기준 전세계에서 700만대 판매됐으며, 비슷한 기간 동안 X박스원은 약 500만대 가량이 출하됐다.

한편 업계는 이번 키넥트 없는 X박스원 출시를 끝으로 MS가 X박스원을 기다려온 고객들의 요구에 자존심을 내려놓고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판단이다.

과거 중고 게임 거래 금지 정책과 인터넷 상시 연결 시스템 등이 논란이 되자 MS가 이를 모두 철회한 것과 더불어, 가격이 높다는 비판까지 모두 수용하고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미 많은 고객들이 PS4를 구매했거나, 마음이 기울어 X박스원의 역전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작년 제품 공개 시점부터 이미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X박스원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

특히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지향해온 MS가 키넥트 없는 본체를 내놓음으로써 제품의 정체성(색깔)을 잃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X박스원의 최신 기술과 서비스의 한 축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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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를 예감한 듯 MS의 필 스펜서 씨는 X박스원 단품 출시 소식을 전하면서 “키넥트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 가을을 목표로 센서 단품으로 판매할 계획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키넥트를 뺀 X박스원 출시는 당연한 수순이자 MS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9월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X박스원이 출시되는 만큼 콘솔 게임기 경쟁은 연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