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에 대한 하위 세부 시행령과 공시 등의 내용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와 관련 업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시행령과 고시 등을 이달 내 확정지어 내달 입법예고 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관심사인 방통위가 고시하는 보조금 상한액 논의도 시작됐다. 정률제와 정액제 등 여러 방안이 논의 중이며, 최소한 현재 27만원보다는 높은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와 방통위는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업계, 유통업계 등 휴대폰 유통과 관련된 각 산업 부문의 의경청취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양 기관은 우선 연휴 기간이 끝나자마자 7일 이동통신사들로부터 서면으로 의견을 제시받았다. 다음날인 8일 오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단말기 제조사와 오후에는 통신 판매인 종사자들과 단통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논의 자리를 가졌다.
각 업계와 별도로 진행된 이 회의는 사실상 세부 규정 방향을 잡아가기 위한 킥오프 성격의 자리로 풀이된다.이날 이후 줄지어 있을 정부와 업계 회의에서는 회사마다 갈리는 이해관계에 따른 요구사항이 오간다. 이통사와 제조사는 자료제출 방식을 각자 유리한 편으로 요구한다거나 중소 통신판매인들은 대형 유통점의 골목상권 장악을 막을 수 있는 내용을 첨부하는 식이다.
현재 일부 간단한 시행령 문구는 마련됐으며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업계 협의를 통해 채워갈 예정이다.
예컨대 보조금과 장려금 자료 제출 시기는 매달 종료 후 15일 내에 해야 한다는 수준의 문구가 담겼고 이 역시 협의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보조금 공시 기간이나 방식, 보조금과 장려금 조사 방식과 시기, 법 위반 시 처벌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 등이 시행령에 포함된다.시행령과 함께 방통위 고시 방식으로 이뤄지는 보조금 상한액에 대한 1차적인 논의도 이달 내 마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률제와 정액제 등 여러 대안을 두고 하나를 취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시작했지만 저마다 가진 장단점으로 쉬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3G 피처폰 시절 책정된 가이드라인인 현행 27만원 상한액보다는 더욱 확대시킨다는 뜻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액제 방식으로는 시장 상황 변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단말기 별로 출고가의 일정 비율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정률제 방식은 정액제가 갖는 단점은 보완되지만, 고가 휴대폰일수록 보조금 금액이 오른다는 점에서 단통법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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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제조사들이 이통사와 협의를 통해 더 많은 보조금을 쓸 수 있도록 출고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즉 휴대폰 시장 왜곡을 바로잡고, 출고가 경쟁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줄이려는 법안 취지에 상반된다는게 정률제의 최대 단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기준을 마련하고 규정을 정하더라도 개정안 통과가 아니라 새로운 법이 제정됐고, 이해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6월 입법 예고 이후에도 각계 의견을 반영해 10월부터 단통법이 본격 시행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