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HTC가 버린 비츠를 사려 하나?

일반입력 :2014/05/09 16:08    수정: 2014/05/09 17:42

애플은 왜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사려고 하는 것일까?

애플의 비츠 인수가 임박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가 나오자, 애플이 비츠를 인수해 무엇을 도모하려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로선 모든 것이 베일속이다. 하지만 애플보다 앞서 3년전 쯤 비츠에 눈독을 들였다 실패를 맛본 스마트폰 제조 업체 HTC는 경험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추측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씨넷은 8일(현지시간) '애플의 비츠 인수는 단지 HTC의 앞선 실패의 리믹스 버전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츠의 지분을 대량 매입했다가 전량 처분했던 HTC의 어두운 역사를 되짚었다.

HTC는 지난 2011년 8월 약 3억 달러를 투입해 비츠 일렉트로닉스 지분 51%를 인수했다. 비츠의 지분을 인수했던 이유는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초우가 음악 애호가였던 탓이 크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오디오 품질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HTC는 거래를 발표된 후 비츠 일렉트로닉의 오디오 경험을 스마트폰에 통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곧 실행에 옮겼다. 비츠 이어폰이 번들로 제공되는 음악 감상에 특화된 스마트폰 리자운드(Rezound)를 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판매했다.

'HTC 원X'같이 주력 모델 뒷면에더 비츠 로고를 새길만큼, 비츠 브랜드에 대한 HTC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장에선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미국 씨넷은 리자운드는 2011년 HTC가 내놓은 많은 실패작 중 하나로 기억될 뿐이며 당시 최신 스마트폰들이 2년 약정 기준 200달러 일 때 이 제품은 300달러로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에 사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HTC 원X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같은 시기에 나온 삼성 갤럭시 S3의 막강한 마케팅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

2012년 7월까지 비츠와 시너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HTC는 보유하고 있던 비츠 지분 중 절반을 되팔았다.

그 시점 HTC는 시장점유율 하락과 주식하락이라는 악순환에 접어었고 지난해 9월에는 보유하고 나머지 비츠 지분을 모두 팔았다.

HTC 스마트폰은 여전히 고품격 음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주에는 프리미엄 오디오 업체 하만 카돈과 손잡고 FLAC 오디오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HTC원 M8 하만 카돈 에디션’을 선보였다.

씨넷은 어떤 회사에 대한 투자 없이 이뤄낸 성과라며 음질에 특화된 스마트폰 출시는 단지 파트너십 체결 정도면 충분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단지 애플이 음악감상에 특화된 아이폰을 노린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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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다면 분명 HTC 때와 상황이 다르고 더 시도해 볼만한 사업이 많을 것이라고 봤다. 비츠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비츠뮤직을 론칭했고 통신사 AT&T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 애플은 HTC보다 훨씬 더 넓은 고객층과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보도는 HTC가 비츠를 인수했을 때 처럼 호들갑스러운 반응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