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LG 명예회장 교육사업 40년 맞아

일반입력 :2014/05/08 17:49

송주영 기자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뿐 우리나라가 지식강국이 되고 기술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교수의 경쟁력이 대학의 경쟁력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그 나라의 산업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된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지난해 7월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 인사말에서 밝힌 교육에 대한 신조다. 구 회장이 설립한 천안연암대학과 연암공업대학이 7일과 9일 각각 개교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았다. 구 회장의 인재양성 교육사업도 40년을 맞게 됐다.

구 명예회장은 1973년 7월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이라는 연암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했다. 이어 이듬해인 1974년 5월 7일 천안연암대학을, 1984년 5월 9일에는 연암공업대학을 각각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으며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천안연암대학은 현재 국내 유일의 농업계 사립전문대학으로서 실용적인 실기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9년부터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네덜란드 'PTC플러스'의 청정설비와 첨단시설을 도입해 국내 농업인들이 네덜란드로 값비싼 해외연수를 가는 대신 천안연암대에서 선진 농업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984년에는 경남 진주에 연암공업대학을 설립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우수기술인력을 양성해왔다. 연암공업대학은 개교 때부터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해 매년 맞춤형 인재 300여명을 육성하고 있다. 2012년 신설된 '스마트융합학부'는 LG전자, LG이노텍, LG CNS 등 LG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 사업에 필요한 첨단 소프트웨어 및 핵심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

구 명예회장은 무엇보다 두 대학이 소수정예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설립초기부터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LG연암학원이 지난 40여년간 두 대학에 투자한 금액은 총 2천7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사립전문대학 중 최고 수준의 법인 지원금이다.

이를 통해 LG연암학원은 천안연암대학을 농축산분야에서 국내 최고 실습시설을 갖춘 대학으로, 연암공업대학은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 대학으로 발전시켰다. 지금까지 두 대학이 배출한 졸업생수도 2만3천여명에 달한다.

25년여 간 LG그룹을 이끌며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구 명예회장은 기업가로서 일생을 바쳤지만 그의 원래 꿈은 교육자였다. 그는 1945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경영에 합류하기 전까지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구 명예회장은 교사 시절 무엇보다 당시 황무지였던 우리나라 산업기반을 생각하며 제자들에게 기술입국(技術立國)을 위한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과학과 기술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남다른 이유다.

1987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내에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도 '나라가 번창하려면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건립됐다. 1998년에는 옛 LG화학 공장 부지인 부산의 연지동에 또 하나의 LG사이언스홀을 설립했다.

또 구 명예회장은 1996년 자신이 살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저를 기증해 국내 최초의 디지털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했다. LG상남도서관은 과학기술분야의 전문 포털사이트(LG ELIT-Electronic Library Information Tour)와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 주는 도서관'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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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 명예회장은 LG복지재단 대표이사로도 재임하며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청각특수학교, 도서벽지학교 등에 교육용 기자재를 보급해 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지난 7일 천안연암대학 개교 40주년 기념비 제막식에서 “농축산은 생명산업으로 아주 중요한데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이라며 “창학이념에 따라 농축산 분야의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들과 우리 젊은 대학생들이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