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업계가 무인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사업 분야의 침체를 만회할 향후 최대 노다지 가운데 하나로 이 분야를 점찍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플레이어들만 봐도 면면이 화려하다. 구글을 비롯해 노키아, 인텔, 엔비디아 등 주요 IT 전자 업체들이 이미 무인 자동차 관련 투자와 사업 본격화에 착수했다.
가장 앞선 곳은 구글이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무인 자동차 연구·개발에 착수한 구글은 최근 실제 도로 주행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크리스 엄슨 구글 수석 엔지니어가 “2017년에는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무인자동차 상용화를 불과 3년 내에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이미 자동차는 IT·전자업계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해 온 분야다. 운전자에게 제공할 주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대해 관련 업계가 분주히 움직여왔다.
엔비디아의 경우 최근 공개한 프로세서 테그라K1을 이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차선 준수 여부나 앞 차와의 안전 거리 유지는 물론 운전자가 졸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 경보를 울리는 기능도 제공한다. 나아가 아우디 등과 손잡고 무인 자동차 관련 솔루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 제조사도 자체적으로 탑재한 카메라 등과 연동해 관련 기능 제공에 나서면서 ADAS 지원을 마케팅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이노텍 등 카메라 모듈 업체들은 고급차 기준 7~8대 가량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수요를 겨냥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한 노키아도 최근 벤처 캐피탈 자회사인 노키아그로스파트너(NGP)를 통해 자동차 컴퓨팅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천억원) 규모의 ‘커넥티드카’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노키아가 보유한 지도 기술 ‘히어(HERE)’와의 시너지를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
인텔도 최근 무인 자동운전 솔루션 업체에 거액을 투자했다. 지난 6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 소재 ZMP라는 업체는 인텔의 투자를 받아 자동운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001년부터 로봇 기술을 자동차 등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해 온 ZMP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투자 유치로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러한 ADAS 기능을 활용, 발전시켜나감으로써 무인자동차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ADAS 기능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부분인 안전에 대한 기술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행자나 장애물 인지 시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은 이미 볼보자동차의 광고에서 강조되고 있으며 최근 시장조차업체 IHS도 이 때문에 ADAS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스마트카 솔루션, 10년간 4배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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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무인 자동차 시연을 여러 차례 접해봤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어지간한 베테랑 운전사보다 훨씬 완벽한 운전을 구현하더라”며 “ADAS 기능을 응용한 무인운전 기술이 완성도를 갖춰나가면 (구글이 말한) 2017년 상용화가 무리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무인자동차 솔루션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심현철 교수(항공우주공학과)가 이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은 지난달 4일 KAIST 교정에서 열린 행사에서 무인기와 함께 시속 14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는 무인자동차 시연회를 가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